사과 무시하고 가출한 아내와 별거 5년…이혼 요구하니 "부양료 줘"

류원혜 기자 2024. 5. 29.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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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한 아내와 따로 산 지 5년이 흘러 이혼을 요구한 남편이 오히려 부양료를 요구받았다고 토로했다.

이 변호사는 "A씨는 이번에 아내로부터 처음으로 부양료를 달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과거의 부양료까지 지급할 필요는 없다"며 "부양 의무가 소멸하려면 협의 또는 재판상 이혼에 의해 혼인이 완전히 해소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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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종철 디자이너

가출한 아내와 따로 산 지 5년이 흘러 이혼을 요구한 남편이 오히려 부양료를 요구받았다고 토로했다.

29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남편 A씨는 별거 중인 아내와의 이혼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A씨는 결혼생활 내내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며 일했지만, 성격상 아내에게 구구절절 털어놓지 못했다. 혼자 스트레스를 삭여야 했던 그는 집에 오면 작은 일에도 예민하게 굴었다.

고민 끝에 A씨는 직장을 옮기기로 결정했다. 아내는 "왜 상의도 없이 이직했냐"고 따져 물었다. A씨는 직장에서 있었던 일을 아내에게 하나부터 열까지 말하는 게 자존심이 상했고 소통이 되지 않자 아내와의 사이는 점점 멀어졌다.

어느 날 아내는 "존중받지 못하는 것 같다. 믿음이 사라졌다"고 말한 뒤 집을 나갔다고 한다. A씨는 사과하면서 집으로 들어오라고 했으나 아내는 돌아오지 않았고 그렇게 5년이 지났다.

아내는 아들과는 따로 만났지만 A씨와는 연락도 하지 않았다. A씨는 "이제 아내에게 아무 감정도 남아 있지 않다"며 "이런 결혼 생활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회의감이 들어 이혼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내는 이혼을 거부하더니 부양료를 청구하겠다고 했다. A씨는 "아내가 본인 의지로 집을 나갔고 제 사과도 뿌리치며 무시했는데도 제가 부양료를 줘야 하냐"고 물었다.

이준헌 변호사는 "원칙적으로는 별거하더라도 부양료를 지급해야 한다. 부부 사이에는 부양 의무가 있기 때문"이라며 "법원은 부부가 함께 사는 경우보다 따로 사는 부부의 배우자 일방이 상대방에 대해 부양 의무를 이행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 부양 의무에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아내가 집을 나갔지만 귀책 사유가 없으면 부양료를 청구할 수 있다"며 "다만 부부에게는 동거 의무도 있다. 정당한 이유 없이 동거를 거부할 경우 귀책 사유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A씨는 이번에 아내로부터 처음으로 부양료를 달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과거의 부양료까지 지급할 필요는 없다"며 "부양 의무가 소멸하려면 협의 또는 재판상 이혼에 의해 혼인이 완전히 해소돼야 한다"고 했다.

A씨의 이혼 가능성에 대해서는 "사과하고 집으로 들어오라고 했는데도 아내가 거부하고 일방적으로 별거하고 있다. 이는 아내의 유책 사유로 볼 수 있다"며 "5년간 연락을 주고받은 것도 아니라서 혼인 관계가 실질적으로 파탄됐고, 아내가 혼인 유지를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인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혼 청구한다면 인용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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