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아동 찾아가 한글교육… 또래 소통 ‘끈끈’· 학습능력 ‘쑥쑥’[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인지현 기자 2024. 5. 29.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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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선생님과 학습지를 공부하면서 시에 등장하는 연과 행을 알게 됐어요. 큰따옴표와 작은따옴표도 새로 배우게 된 것 중 하나입니다."

전남 완도군 완도읍에 위치한 완도군 가족센터의 '찾아가는 한글틔움교실' 사업에 참여한 박모(8) 군은 다문화가정 아동이다.

완도군 가족센터는 주 양육자의 한국어 활용 능력이 부족해 영유아 시절부터 충분한 언어 자극을 받지 못한 다문화가정 아동을 대상으로 2019년부터 한글 교육 사업을 실시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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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 전남 완도 ‘한글틔움교실’
작년 3월부터 아동 26명 참여
학습수준 상담 뒤 주 1회 지도
캄보디아어 등 통역사도 동행
안전한 스마트폰 사용 특강에
고구마 캐기·쿠키 만들기 등도
전남 완도군 완도읍에 위치한 완도군 가족센터 관계자가 지난해 5월 ‘찾아가는 한글틔움교실’ 사업 참여 아동들을 대상으로 아동권리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초록우산 제공

“한글 선생님과 학습지를 공부하면서 시에 등장하는 연과 행을 알게 됐어요. 큰따옴표와 작은따옴표도 새로 배우게 된 것 중 하나입니다.”

전남 완도군 완도읍에 위치한 완도군 가족센터의 ‘찾아가는 한글틔움교실’ 사업에 참여한 박모(8) 군은 다문화가정 아동이다. 완도군 가족센터는 주 양육자의 한국어 활용 능력이 부족해 영유아 시절부터 충분한 언어 자극을 받지 못한 다문화가정 아동을 대상으로 2019년부터 한글 교육 사업을 실시해 왔다. 다문화가정 아동의 경우 영유아 시기 언어능력, 학습능력 부족의 문제가 두드러지지 않다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경우가 많아 가족센터는 7~8세 아동을 사업의 주요 참여 대상으로 정했다.

특히 전남은 전국 시도 중에서도 초등학생 중 다문화 학생 비율이 가장 높은 곳에 속해, 이들을 위한 언어 교육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다만 다문화가정별로 처한 상황과 문제 양상이 다르기 때문에 가족센터는 지난해 초록우산의 지원을 받아 교사 방문형 맞춤 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지난해 3월 2일부터 40회 동안 진행된 한글틔움교실 사업에는 다문화가정 아동 26명이 참여했다. 사업이 처음 시작됐을 때만 해도 완도읍 거주 아동만 대상이었는데, 지난해 사업에서는 완도군 내 12개 읍·면에 거주하는 가정으로 범위를 넓혔다.

한글틔움교실 사업에 참가한 다문화가정 아동들이 지난해 4월 센터의 지원을 받아 한글 학습지를 공부하고 있는 모습. 초록우산 제공

대상 가족이 선정된 뒤, 먼저 한글 학습지 교사가 해당 가정을 찾아 아동의 학습발달 수준을 파악했다. 이를 토대로 일주일에 한 번씩 아동의 집을 방문해 꾸준하게 한글을 가르치고, 아동의 학교 적응을 도왔다. 가정 내 보호자가 한국어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있어 캄보디아어, 중국어, 베트남어, 필리핀어 통역사를 수행인력으로 포함시켜 이들을 통해 자녀 학습 상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렇게 개별 가정을 대상으로 교육 및 상담 지원을 실시한 다음 가족센터와 학습지 교사 간 정기적으로 간담회를 갖고 아동 개개인의 학습 능력 향상을 점검했다.

그 결과 사업 참여 아동 중에는 ‘낱말의 첫 글자 알기’부터 시작해 ‘합성어 이해 및 재미있는 말이나 생각 찾기’까지 배운 경우가 생겨났다. 사업에 참여한 한 학부모는 “아이가 중국에서 초등학교 4학년 과정을 마치고 학기 중에 귀국했는데, 입학 준비가 부족해 난감하던 차에 가족센터에서 한글 교육을 소개해줬다”며 “아이가 이를 통해 한글을 배우고 학교에도 무사히 입학해 적응을 잘 마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가족센터는 도서 지역에 거주해 상대적으로 체험활동 기회가 적은 아동들을 위해 한글 교육 외에도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먼저 완도군 스마트치유센터에서 ‘내 아이의 안전한 스마트폰 지도’를 주제로 보호자와 아동에게 특강을 진행했다. 보호자와 아동이 일방적인 통제가 아닌 상호 조정을 통해 스마트폰 사용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도왔다. 고구마 캐기 및 경단 만들기, 쿠키 만들기 활동 등 아이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체험활동도 이뤄졌다.

이번 사업을 담당한 가족센터 관계자는 “아이들이 한글을 배우면서 또래와 잘 소통할 수 있게 되고 학습에도 자신감이 생겨 학교생활 전반에 변화가 일어났다”며 “앞으로는 다문화가정 아동뿐 아니라 다양한 계층 아동이 통합적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일보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공동기획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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