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사자기] ‘정현우·김태형’ 덕수고 vs ‘함수호·여동욱’ 대구 상원고, 우승 두고 격돌
[스포티비뉴스=최민우 기자] ‘강호’ 덕수고와 ‘명문’ 대구 상원고가 황금사자를 두고 격돌한다. 모교 출신인 선배들도 장외 응원전에 나섰다.
덕수고와 대구 상원고는 29일 오후 1시 목동야구장에서 ‘7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결승전을 치른다. 양 팀 모두 쟁쟁한 경쟁 팀들을 꺾고 대진표 최상단에 자리했다.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 덕수고와 대구 상원고. 과연 어떤 팀이 황금사자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까. 덕수고와 대구 상원고가 맞붙는 황금사자기 결승전은 SPOTV와 SPOTV NOW에서 시청할 수 있다.
◆ ‘전국대회 21회 우승’ 덕수고 vs '대구 명문‘ 대구 상원고
덕수고와 대구 상원고 모두 야구 명문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덕수고 야구부는 1980년 문을 열었다. 이후 각종 전국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우승만 21차례 거뒀다. 덕수고는 황금사자기 6회(1994·1995·2004·2013·2016·2017년), 청룡기 6회(1986·2012·2013·2014·2016년), 대통령배 2회(2008·2009년), 봉황대기 3회(1994·2006·2021년), 협회장기를 포함한 신세계 이마트배 4회(2013·2020·2023·2024년) 우승했다.
덕수고의 황금사자기 마지막 우승은 2017년이다. 당시 덕수고는 양창섭(삼성 라이온즈)을 앞세워 마산 용마고를 꺾고 황금사자기 우승을 차지했다. 양창섭은 2016년에 이어 2017년까지 대회 최우수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도 덕수고는 엄청난 전력을 자랑한다. 정현우와 김태형이 막강한 원투펀치를 구축한 가운데 박준순, 오시후, 우정안이 이끄는 타선도 고교야구 최강 수준이다. 정현우는 이번 드래프트 좌완 최대어로 꼽히는 자원이다. 최고 152km짜리 패스트볼을 구사하며 커브와 슬라이더, 포크를 던진다. 올해 정현우는 10경기 33⅓이닝 5승 평균자책점 0.82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김태형은 상위 라운드 지명이 유력한 오른손 투수다. 최고 152km에 이르는 빠른공과 슬라이더, 커브 제구가 일품이다. 지난해 주말리그 청원고전에서 노히트노런을 기록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김태형. 올 시즌에는 11경기 34이닝 4승 평균자책점 0.53을 기록 중이다.
덕수고가 자랑하는 정현우-김태형은 모두 결승전 출격이 가능하다. 직전 대회였던 신세계 이마트배에서 덕수고는 정현우와 김태형이 투구 수 제한 규정 탓에 경기에 나설 수 없었지만, 드래프트 최대어 정우주가 버티는 전주고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에는 정현우와 김태형 모두 등판이 가능한 상황이라 더 탄탄한 전력을 바탕으로 우승 도전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대구 상원고도 야구 명문으로 꼽힌다. 1924년 야구부를 창단한 대구 상원고는 ‘야구부 창단 100주년’을 맞았다. 오랜 역사만큼 화려한 역사도 갖고 있다. 대구 상원고는 전국대회에서 14회 정상에 섰다. 황금사자기 2회(1973·1998년), 청룡기 6회(1950·1970·1977·1999·2011·2015년), 대통령배 2회(1973·1993년), 봉황대기 2회(1973·1974년) 우승을 차지했다.
대구 상원고는 대구·경북지역 최강자로 군림했다가 잠시 암흑기를 맞았다. 최근 우승은 2015년 청룡기가 마지막이다. 이후에는 전국대회 우승과 인연이 닿지 않았다. 대구 상원고는 9년 만에 전국대회 우승이자 26년 만에 황금사자기 트로피를 대구로 가져오겠다는 각오다.
대구 상원고는 이세민의 어깨에 기댄다. 이동영이 나설 수 없는 상황이라 이세민이 긴 이닝을 끌고 가는 게 관건이다. 이세민은 최고 153km의 빠른 공을 던지는 오른손 투수다.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 등을 구사한다. 실력은 물론 성실함까지 갖췄다. 이세민도 상위라운드 지명이 예상되는 유망주다. 올 시즌 이세민은 11경기 30이닝 5승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 중이다.
함수호와 여동욱이 이끄는 중심 타선은 대구 상원고의 자랑이다. 함수호는 2학년이던 2023년 주말리그 전반기 홈런상을 받은 거포 유망주다. 아마추어 최고 장타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황금사자기 대회에서는 타격 부침을 겪었지만, 중앙고와 맞붙은 8강전에서 3루타를 때려내며 부활의 신호탄을 터뜨렸다. 강릉고를 상대로 한 4강전에서도 싹쓸이 3루타를 쳐 대구 상원고의 결승을 이끌었다.
여동욱도 2023년 주말리그 후반기 홈런상을 탄 거포 자원이다. 파워뿐만 아니라 뛰어난 콘택트 능력도 갖추고 있다. 3루수로써 안정적인 수비도 뽐낸다. 팀 주장을 맡은 여동욱은 더그아웃 리더 역할까지 해내고 있다. 이번 황금사자기 때 5경기 타율 0.389(18타수 7안타) 3타점 2득점을 기록. 타선을 이끌고 있다.
◆ ‘14회 우승’ 덕수고 정윤진 감독 vs ‘첫 결승 무대 선’ 대구 상원고 김승관 감독
덕수고 정윤진 감독은 1994년부터 덕수고에 몸담았다.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정윤진 감독은 2007년 지휘봉을 잡았다. 정윤진 감독은 고교야구에서 가장 화려한 업적을 남긴 지도자다. 2008년 대통령배 우승을 시작으로 2024년 신세계 이마트배까지 총 14차례 덕수고를 전국대회 정상에 올려놓았다. A 구단 스카우트는 “정윤진 감독은 우승 경험이 풍부하다. 그리고 결승전에 오르면 거의 우승을 차지했다”고 했다. 실제로 정윤진 감독의 결승전 승률은 77.7%(18회 중 14회)에 이른다.
김승관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롯데 자이언츠 등에서 커리어를 쌓았고, 은퇴 후 2008년부터 대구 상원고 코치로 인생 2막을 시작했다. 잠시 롯데에서 타격 코치를 맡았지만, 2020년 다시 대구 상원고 지휘봉을 잡고 후배 양성에 힘을 쏟았다.
김승관 감독이 이끄는 대구 상원고는 다시 옛 영광을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 2020년 대통령배 때 4강에 들었고, 2023년에는 황금사자기와 봉황대기 4강에 올랐다. 결승 무대에는 닿지 못했던 김승관 감독. 대구 상원고 감독 부임 후 최초로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김승관 감독은 4강에서 강릉고를 꺾은 뒤 “결승에 간 게 처음이다. 선수들을 잘 이끌어서 우승하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 모교 선배들도 장외 응원전 나섰다…“우리 학교가 우승 할 것”
2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키움의 경기에 앞서 덕수고와 대구 상원고 출신 선수들을 만나봤다. 덕수고의 2016년 황금사자기와 청룡기 우승을 이끌었던 키움 투수 김재웅은 “후배들의 경기를 틈나는 대로 챙겨본다. 너무 잘하더라. 내가 덕수고에서 뛸 때보다 전력이 더 좋은 것 같다”며 “덕수고가 황금사자기 우승을 차지할 것 같다”며 덕수고의 우승을 자신했다. 김재웅은 2017년 2차 6라운드 전체 57순위로 키움에 입단했다.
투수인 김재웅은 정현우와 김태형의 피칭에 혀를 내둘렀다. “김재웅은 정현우와 김태형이 진짜 잘하더라. 투수가 너무 좋다. 서울 컨벤션고와 맞붙은 4강전에서 마지막에 등판한 김태형을 유심히 지켜봤다. 거침없이 상대 타자와 승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결승전 때도 활약해주길 기대한다”며 후배들을 응원했다.
대구 상원고를 졸업하고 2021년 1차 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한 왼손 투수 이승현은 “내가 학교 다닐때는 4강까지 못 가봤는데 결승까지 진출한 후배들이 자랑스럽다. 꼭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으면 좋겠다. 상원은 강하다”며 모교 우승을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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