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 요청→전격 삼성행' 박병호, 타자친화형 구장 라팍에선 다를까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KT 위즈에 방출을 요구했던 박병호(38)가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 라이온즈에 합류한다. 타자 친화형 구장을 홈으로 쓰게 되면서 반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삼성와 KT는 28일 경기가 끝난 뒤 나란히 트레이드를 공식 발표했다. 양 팀 거포가 유니폼을 갈아입는다. KT 박병호와 삼성 오재일이 팀을 바꾸게 됐다.
하루가 박병호로 인해 시끄러웠는데, 결국 트레이드가 이뤄졌다.
지난 2005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을 받고 LG 유니폼을 입은 박병호는 잠재력을 펼치지 못한 채 팀을 옮겼다. 2011시즌 중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로 전격 이적했다. 그리고 히어로즈에서 마침내 기량이 만개했다. 2012년 31홈런을 시작으로 2013년 37홈런, 2014시즌에는 52홈런을 날렸다.
커리어하이는 2015시즌이었다. 당시 박병호는 14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5 181안타 53홈런 146타점 129득점 OPS 1.150의 맹활약을 펴렸다.
이후 메이저리그 도전장을 내밀었다.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을 맺긴 했으나 성과는 없었다. 2018년 다시 KBO리그 돌아오게 됐고, 복귀 첫 시즌 타율 0.345 43홈런 112타점 OPS 1.175로 재기에 성공했다.
그러나 점차 하락세를 걸었다. 2020시즌 타율 0.223으로 부진했고, 2021시즌에도 타율 0.227에 그쳤다.
그러다보니 '에이징커브'라는 평가가 뒤따를 수 밖에 없었다. FA 시장에 나온 박병호에게 손을 내민 팀은 KT였다. 더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3년 총액 30억원을 안겼다.
이적 첫 시즌이었던 2022년 124경기 타율 0.283 35홈런 98타점 OPS 0.908로 좋은 성적을 썼다. 2019년 이후 3년만에 다시 30홈런 고지를 밟았다.
그러나 지난해 다시 홈런 수가 18개로 줄었고, 올 시즌에도 상승 곡선으로 바꾸지 못했다. 3월 한 달간 타율은 0.154에 불과했고, 결국 입지가 바뀌었다. 4월부터는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하는 날이 많아졌다. 4번 타자 1루수로는 문상철이 자리를 꿰찼다.
경기 출전 시간이 줄어들자 박병호는 이강철 감독, 나도현 단장을 만나 방출을 요청했다. 뛸 수 있는 팀을 찾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KT로서는 무상으로 풀어줄 수는 없는 법. 트레이드도 아니고 방출은 말이 되지 않는 이야기다.
결국 KT는 트레이드를 알아봤고, 삼성이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그리고 28일 경기를 앞두고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발표하게 됐다.
삼성 라인업을 보면 좌타가 상대적으로 많다. 특히 한 방이 있는 거포로 우타자가 필요하다.
삼성은 "팀에 필요한 오른손 장타자로서 팀타선의 좌우 밸런스를 공고하게 함은 물론 월등한 홈런 생산성이라는 장점을 펜스 거리가 짧은 라이온즈 파크에서 극대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바라봤다.
삼성에게는 박병호의 가세가 마이너스 요소는 아니다. 타자친화형 구장으로 알려져있는 라이온즈파크(라팍)에서도 강했다. 2016년 개장한 라팍에서 총 42경기에 나와 타율 0.301 15홈런 36타점 OPS 1.058로 좋았다.
박병호는 29일 바로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다만 경기 출전 여부는 알 수 없다. 일단 몸 상태를 체크해보겠다는 것이 삼성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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