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업계 1위' 롯데免의 수난… 김주남 대표의 선택

연희진 기자 2024. 5. 29.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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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 귀환이 계속해서 연기되는 가운데 면세업계가 시장 상황을 냉정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이 다음 달부터 비상경영체제로 돌입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여행 트렌드가 쇼핑 위주보다는 원하는 관광지 방문으로 변화하고 있는 점이 면세 매출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숙박과 외식 등 국내 물가가 훌쩍 뛰면서 단체관광 상품 가격이 올라 중국인 단체관광객도 상대적으로 쇼핑에 투자할 여유 자금이 줄었을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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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퇴직·영업점 면적 축소 검토
면세점 희망인 '유커' 효과 미미해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가 직접 비상경영체제 돌입을 언급했다. /사진=롯데지주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 귀환이 계속해서 연기되는 가운데 면세업계가 시장 상황을 냉정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이 다음 달부터 비상경영체제로 돌입한다. 머니S는 비상경영체제를 직접 언급한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를 29일 화제의 인물로 선정했다.

롯데면세점의 비상경영체제가 공식화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달 25일 제주점 간담회에 이어 지난 24일 월드타워점 간담회에서 비상경영체제에 대해 거론했다.

간담회에서 김 대표는 "고환율에 고물가까지 겹쳐 우리에게 직접적인 어려움이 왔다"며 "어려움을 버티는 기간 동안 사업 전략을 재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화된 환경에 따른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효율을 제고하고 선도적 혁신으로 면세산업 주도권을 지속 확보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롯데면세점은 희망퇴직 등 단계적인 인력 구조조정 실시를 검토하고 있다.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조직과 영업점 면적 축소를 통해 운영 효율화와 매장 체질 개선을 꾀한다.

마케팅 비용과 송객 수수료 조정을 통해 비용 절감에도 나선다. 전략적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시장 주도권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국내외 저효율 사업장 정리 가능성도 있다.

김 대표는 1969년생으로 세종대학교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호텔롯데 롯데면세점에 입사해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제주점장을 지냈다. 지난해 초 롯데면세점 대표 자리에 올랐다. 면세업계에서만 10여년을 몸담았다. 업계의 호황을 직접 경험한 만큼 어려운 지금의 상황을 냉철하게 받아들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전 같은 호황 오기 어렵다"



롯데면세점 명동본점. /사진=롯데면세점
업계에서는 지난해가 반등의 기로라고 봤다.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 전환과 함께 지난해 8월10일 중국인의 한국행 단체관광이 재개됐기 때문이다. 22017년 3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 이후 6년 5개월여 만이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 유입으로 가장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됐던 업종은 면세점이었다. 면세점은 여행객의 소비가 주를 이루며 특히 중국인 관광객은 객단가가 높아 면세점 매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은 객단가가 높아 면세점 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큰손'이다. 중국의 한국행 단체관광 허용 발표 당일 주요 면세점 상장사인 호텔신라의 주가는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전 거래일 대비 17.30% 뛴 바 있다.

하지만 실적 회복은 기대 이하였다.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1분기 영업손실 280억원을 포함해 누적 적자 규모만 537억원이다.

롯데면세점은 비상경영체제 돌입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가 이전의 면세 호황이 다시 오기는 어렵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여행 트렌드가 쇼핑 위주보다는 원하는 관광지 방문으로 변화하고 있는 점이 면세 매출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숙박과 외식 등 국내 물가가 훌쩍 뛰면서 단체관광 상품 가격이 올라 중국인 단체관광객도 상대적으로 쇼핑에 투자할 여유 자금이 줄었을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연희진 기자 to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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