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K-게임 르네상스 열려면 정부도 지원사격 나서야

김송이 기자 2024. 5. 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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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한때 K-게임의 최대 수출 시장이었다.

2000년대 국내 게임사들은 중국 시장에서 연달아 히트작을 내며 성장했다.

최근 중국 시장에서 국내 게임사들의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중국산 게임의 한국 시장 침투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K-게임의 성과는 고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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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한때 K-게임의 최대 수출 시장이었다. 2000년대 국내 게임사들은 중국 시장에서 연달아 히트작을 내며 성장했다. 장기 흥행한 미르의전설(위메이드), 던전앤파이터(넥슨), 크로스파이어(스마일게이트) 등은 지금도 각사의 주요 매출원이다. 국내 게임사 관계자는 “마음만 먹으면 중국에 쉽게 진출할 수 있었고, 한국 게임의 수준이 높아 중국에서 흥행작을 내기도 쉬웠다”고 회상했다.

상황은 중국이 2017년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을 내리며 뒤바뀌었다. 중국 정부는 2017년 2월 ‘크로스파이어 모바일’을 마지막으로 3년 가까이 K-게임에 판호(版號·게임 허가증)를 발급하지 않았다. K-게임의 중국 진출을 사실상 전면 차단한 것이다. 2020년 ‘서머너즈 워:천공의 아레나(컴투스)’를 시작으로 판호 발급이 재개되더니, 지난 2022년과 지난해 3월 총 11종의 게임에 판호를 발급하며 본격적으로 빗장을 풀었다.

최근 중국 시장에서 국내 게임사들의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 21일 넥슨이 텐센트와 손잡고 현지에 출시한 모바일 게임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출시 당일 중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매출 및 무료 게임 앱 다운로드 순위 1위를 기록했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넥슨이 중국에서 흥행시킨 대표 IP(지식재산권) ‘던전앤파이터’를 활용한 게임으로, 중국 내 인기 MOBA(전략 전투) 게임인 ‘왕자영요’를 제쳤다.

다른 게임사들도 중국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게임 ‘블레이드&소울2′는 지난 4월부터 중국에서 사전예약을 시작한 후 예약자 100만명을 모집했다. 펄어비스는 PC게임 ‘검은사막’의 판호 발급을 위한 서류를 당국에 제출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위메이드는 지난 2022년 출시한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미르M’의 중국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중국산 게임의 한국 시장 침투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K-게임의 성과는 고무적이다. 하지만, 아직 샴페인을 터트리긴 이르다. 판호 발급이 언제든 중단될 수도 있고, 중국 정부의 검열로 K-게임의 내용이나, 캐릭터, 그림을 수정하는 일도 빈번하다. 더구나 판호를 발급 받아도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선 현지에서 게임을 배급·운영하는 퍼블리셔와 손을 잡아야 한다. 반면, 중국 게임의 한국 시장 진출은 자유로워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불만이 업계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6일 리창 중국 총리와 회담을 갖고 한중 FTA 2단계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우리 정부는 문화·관광·법률 분야에 이르기까지 양국 교류와 개방을 확대하는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K-게임의 중국 내 성공을 위해선 정부간의 대화로 구체적인 규제 완화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그렇지 않고 중국 정부의 기분에 따라 바뀌는 판호 발급과 각종 규제가 지속된다면 우리 기업들에게 중국은 결코 쉽게 다가가지 못할 시장으로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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