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위기' 유병태 사장, 전세사기 특별법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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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 취임 1주년을 맞는 유병태(61·사진)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이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로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 HUG는 공동주택(아파트) 선분양사업의 보증서 발급 심사를 하고 계약자 등을 보호하는 분양보증 주업무를 독점해오다가 전세사기 사태 이후 전세보증 부실이 수면위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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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 HUG는 공동주택(아파트) 선분양사업의 보증서 발급 심사를 하고 계약자 등을 보호하는 분양보증 주업무를 독점해오다가 전세사기 사태 이후 전세보증 부실이 수면위로 부상했다.
유 사장은 한국장기신용은행(현 KB국민은행)과 KB부동산신탁, 코람코자산신탁 등 금융권에 몸담다가 지난해 6월 윤석열 정부 초대 HUG 사장으로 취임했다. 전임자인 권형택 전 사장이 국토부의 감사를 받고 사의를 표명 후 8개월째 공백이던 HUG 사장에 오른 유 사장의 최대 과제는 전세사기 피해지원 방안이었다.
당시에는 HUG가 제공한 전세보증이 세입자 보증금의 안전판 역할보다 무분별한 전세수요 증가와 전세가격 상승을 일으킨다는 논란으로 보증 가입의 규제를 강화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HUG 전세보증은 임대인과 세입자가 보험료를 내고 보증금이 미반환시 대위변제가 이뤄지는 일종의 보험 상품이다.
하지만 전세사기 피해자에게 주택도시기금을 지원하고 HUG가 전세사고 임대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선 구제 후 회수' 방식의 전세사기 특별법이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주축으로 추진됨에 따라 HUG는 정부·여당과 함께 법안에 정면 대립하기 시작했다. 주택도시기금은 청약저축 등의 재원으로 공공주택 건설자금 등에 사용한다. HUG가 위탁운영을 맡고 있다.
전세사기 피해자의 잇단 극단 선택으로 전세사기 특별법이 힘을 얻었지만, 정부는 타 투자사기 피해자와의 형평 논란과 재원 부족 문제를 들어 반대하며 본회의 전날에 자체 지원방안을 내놨다.
HUG는 최근 토론회를 열어 선구제 후회수 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HUG에 따르면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은 2021년 49조원에서 올 3월 13조9000억원으로 감소했다. HUG 관계자는 "청약저축 가입자 등에게 반환해야 하는 부채성 재원으로 조성된 기금을 채권매입에 사용하는 것이 적정한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 사장은 지난해 10월 국감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대책으로 안심전세 앱(APP) 출시·운영과 악성 임대인 명단 공개, 경·공매 지원, 법률·심리 상담서비스 제공 방안 등을 내놓았다.
유 사장 취임 전부터 고금리 여파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기가 시작됐고 전세사기 피해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HUG는 올 3월 한국도로공사 주식 현물출자 등으로 5조원에 가까운 자본을 확충할 정도로 급한 불을 끈 상황이다. 올들어 4월까지 전세보증 사고는 2조원에 육박했다.
HUG가 임대인으로부터 돌려받은 대위변제 회수율은 1분기 17.2%에 그쳤다. HUG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3조8598억원으로 1993년 HUG가 설립된 후 최대 규모 적자였다.
HUG의 재정건전성 문제는 빠른 해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기획재정부가 평가한 HUG의 2022년도 경영평가 등급은 최하위 바로 위인 D등급을 받았다. 재무 평가가 반영되는 만큼 보증사고로 인한 손실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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