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전기차 메카’ 군산 키운다더니…값싼 중국산에 밀려 목표 1% 달성
하지만 전기차 사업에 뛰어든 중견·중소기업 가운데 현재까지 제대로 사업을 하는 곳은 거의 없다. 명신, 대창모터스, 에디슨모터스, 코스텍를 비롯한 전기차 중견기업 4곳이 참여한 군산형 일자리 사업은 지난 3월말 1차 3개년 계획도 초라한 성적으로 종료됐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반도체 공급 차질 같은 외부 요인도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중국산 저가 전기차 공습을 견딜 체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28일 매일경제 취재 결과 명신은 2019년 한국지엠 공장을 인수한 이후 수년째 제대로 된 일감을 받지 못 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바이텅과 2021년부터 연간 5만대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지만, 바이텅이 자금난에 파산하면서 두 회사간 거래는 무산됐다. 이어 위탁생산을 맡기기로 했던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패러데이퓨처가 사전계약 물량을 부풀렸다는 사기 논란에 휩싸이며 결국 계약이 흐지부지됐다.
명신을 포함해 5개 기업이 참여했던 군산형 일자리 사업은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2022년 5월 전동 모빌리티 중소기업 MPS코리아가 임대용지 매입 문제로 이견을 보이며 투자를 철회했다. 남은 4개 기업 중 가장 먼저 뇌관이 터진 곳은 에디슨모터스였다. 전기버스를 생산하는 에디슨모터스는 주가 조작 사건과 경영난으로 2022년 11월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고, 지난해 11월 KGM커머셜로 인수됐다. 대창모터스역시 투자계획에 차질이 발행하면서 군산공장 건설이 늦어져 준공이 사업 만료 이후로 밀렸다. 그나마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된 곳은 부품업체인 코스텍밖에 없다. 그나마도 본 사업이 아닌 시범 사업 수준이다.
당초 정부는 군산형 일자리 사업을 통해 11조4671억원의 생산효과와 2조8149억원 부가가치, 3만9899명 취업유발계수를 예상했다. 정부·전북도·군산시는 3년간 인건비와 연구개발(R&D) 지원금, 인력 양성을 비롯한 16개 관련 사업에 5000억원 가까이 투입했다. 그러나 참여기업의 총 투자액은 목표치의 절반 수준인 3045억원에 그쳤다. 일자리(530개)는 30.9%, 위탁 생산량(4292대)은 고작 1.3%에 불과했다.
군산형 일자리 사업 통해 국내 전기차 산업생태계가 조성될 것이란 기대와 달리 중국산 차량을 반조립 형태로 국내에 들여와 조립 판매하는 사업 모델에 머물렀다는 비판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중국산 전기차가 국산으로 변신하는 마법을 보여준 사업”, “중국 전기차의 한국 진출 교두보를 깔아준 셈”이라는 비아냥도 나온다.
군산형 일자리 사업은 중견·중소기업 주도 전기차 생태계의 한계를 보여준 일단면에 불과하다 목소리도 있다. 군산 이외 지역의 기업들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충남 천안의 마스타전기차는 초소형 전기차 시장에 도전했지만 만년적자와 재무구조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마스타전기차는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생산기업 캠시스는 자회사 쎄보모빌리티를 설립해 전기차 시장에 도전장을 냈지만 매년 적자를 기록했고, 결국 지난해 7월 지분 60%를 처분하며 퇴장을 준비하고 있다. 초소형 전기차를 만드는 중소기업 디피코는 2022년 하반기 레고랜드발 금융위기로 자금난을 겪으면서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다.
최형열 전북도의회 의원은 “전기차 메카가 되겠다는 계획은 물거품이 됐고, 차량 부품 수입과 조립으로 명맥만 유지하는 참담한 수준”이라며 “아무도 책임지지 않은 퍼주기식 사업의 참담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재계 관계자는 “당시 문재인 정부 기조에 맞춰 지자체마다 구체적인 산업 발전 비전 없이 너도 나도 광주형 일자리 따라 하기에 나선 탓”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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