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체티노 대체로 '2부 리그' 감독 합류한다…"최장 2030년까지 계약 합의"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첼시가 엔초 마레스카(44) 감독을 선임할 예정이다.
이적 시장 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 기자는 28일(한국시간) "첼시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후임으로 마레스카 감독을 선임한다"고 보도했다. 로마노 기자는 계약을 확신할 때 쓰는 'Here we go'라는 문구를 붙여 확정적인 소식이라는 뜻을 알렸다.
이에 따르면 첼시와 마레스카 감독은 2029년까지 5년 계약에 합의했다. 여기에 계약을 1년 연장하는 옵션이 포함되어 있어 마레스카 감독은 이번 계약으로만 최장 2030년까지 첼시를 지휘할 수 있게 됐다.
마레스카와 계약 조건에 합의한 첼시는 레스터시티에 보상금까지 지급하기로 결정하면서 이번 이적이 이루어지게 됐다.
첼시는 지난 21일 구단 홈페이지에 "포체티노 감독과 결별하기로 합의했다"라고 발표했다. 결별 사유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첼시에서 포체티노 감독을 보좌했던 헤수스 페레스, 미구엘 다고스티노, 토니 히메네스, 세바스티아노 포체티노 등 코치진도 함께 떠난다. 로렌스 스튜어트 폴 원스탠리 첼시 디렉터는 "첼시 구단의 모든 구성원을 대표해 포체티노 감독이 이번 시즌 보여준 모습에 감사를 전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언제든지 환영받으며 스탬포드 브릿지로 돌아올 수 있다. 미래에 좋은 일이 가득하길 기원한다"라고 밝혔다.
포체티노 감독은 구단을 통해 "첼시라는 클럽 역사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서 감사드린다. 이 클럽은 이제 몇 년간 프리미어리그와 유럽 무대에서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부터 첼시를 이끈 포체티노 감독은 2년 계약을 맺었다. 구단 뜻에 따라 이후 1년을 더 연장할 수 있는 조건이었지만 기존 계약 기간도 채우지 않고 결별했다.
첼시는 그동안 사령탑 교체가 많았다. 2022년 9월 토마스 투헬 감독을 해임하고 그레이엄 포터 감독을 선임했으나, 성적 부진 끝에 포터 감독을 경질했다. 첼시는 임시 사령탑 체제로 2022-23시즌을 운영하며 적임자를 찾아 나섰다.
프랭크 램파드 임시 감독 이후 지휘봉을 넘겨받은 인물이 바로 포체티노 감독이었다. 그는 2014년부터 2019년까지 토트넘에서 손흥민과 함께했던 지도자로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하다.
첼시 사령탑이 된 그는 2023-24시즌 들어 안정적으로 전력을 다질 걸로 기대했으나 그 역시 1년 만에 구단을 떠나게 됐다. 첼시는 18승 9무 11패를 거둬 최종 6위(승점 63)로 올 시즌을 마쳤다.
2022년 토드 베일리가 구단주를 맡은 이후 선수 이적료와 임대료로 10억 파운드(약 1조 7,347억 원)를 넘게 지출하며 상위권으로 재도약을 꿈꿨다. 올 시즌에만 콜 파머, 크리스토퍼 은쿤쿠, 모이세스 카이세도, 악셀 디사시, 니콜라스 잭슨, 로베르트 산체스, 로메오 라비아 등을 영입했다.
그러나 이상과 현실은 달랐다. 전반기 내내 선수 활용에 있어 비판이 따랐다. 선수들이 잘 뛸 수 있는 자리가 아닌 자신의 전술에 맞춰 쓴다는 인상이 강했다. 그러는 사이 첼시는 반환점을 돌 때까지 승리보다 패배를 많이 기록하며 중위권에 머물렀다.
지난해 12월 12위까지 떨어진 첼시는 8∼10위 사이에 머물다가 시즌 막판 5연승을 달리는 등 치고 올라가 6위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잉글랜드 카라바오컵(리그컵)에서 준우승했고,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는 4강에서 발길을 돌렸다. 결국 첼시와 포체티노 감독의 동행은 여기서 끝이었다.
후임 사령탑 물색에 나선 첼시는 2023-24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에서 레스터 시티의 우승을 이끈 마레스카 감독을 '유력한 후보'로 낙점하고 협상에 들어갔다.
마레스카 감독은 지난해 6월 레스터 시티의 프리미어리그 복귀 임무를 맡고 3년 계약을 했다. 2022-23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8위로 2부 강등의 고배를 마신 레스터 시티는 마레스카 감독의 지휘 아래 2023-24시즌 개막 4연승을 시작으로 14라운드(13승 1패)까지 단 1패만 허용하며 단숨에 선두로 나섰다.
이후 리그 후반 잠시 3위로 떨어지는 위기도 있었지만 레스터 시티는 44라운드에서 다시 1위 자리를 되찾고 그대로 우승을 완성하며 한 시즌 만에 프리미어리그 복귀에 성공했다.
이탈리아 출신 마레스카 감독은 아스콜리 칼초에서 수석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22-23시즌엔 맨체스터 시티에 코치로 합류했고 펩 과르디올라 감독을 도와 트레블을 함께 했다.
맨체스터 시티 아카데미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고 과르디올라 감독을 도운 만큼 그의 전술적 영향을 많이 받았다. 빌드업을 기반으로 인버티드 풀백 등을 활용하는 과르디올라 감독과 유사한 전술로 이번 시즌 레스터 시티를 이끌었다.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는 "점유율과 포지션 플레이에 대한 그의 집착은 그를 유력한 첼시 새 감독 후보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켈 아르테타 감독은 아스널에 합류하기 전 프리미어리그 감독을 맡은 적이 없지만 과르디올라 감독 밑에서 일했다. 마레스카 감독과 같이 말이다. 그가 아르테타보다 나은 감독이란 말은 아니지만 그는 (아르테타가) 아스널에 부임했을 때보다 더 많은 경험을 갖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과르디올라 효과를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 과르디올라 감독 밑에서 일해 본 적이 있다면 유리한 출발을 할 수 있다. 또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 줘야 하는데 마레스카는 이번 면접에서 그랬다. 유소년 팀 선수들을 포함한 첼시 선수단에 대한 그의 지식은 백과사전 같았다"고 설명했다.
영국 매체 '디 애슬레틱'도 "마레스카 감독은 꼼꼼하고 헌신적이며 노력에 관해선 의심할 여지가 없다. 또한 전술 훈련과 비디오 분석에 강점이 있는 감독이다"라며 칭찬했다. 또한 마레스카 감독은 지난 시즌 맨체스터 시티에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을 보좌하며 함께 역사적인 '트레블'을 완성한 인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불안 요소도 있다. 바로 마레스카 감독의 짧은 경험이다. 마레스카 감독은 올해 44세의 젊은 감독이다. 경력의 대부분을 코치로 활동했다. 레스터 시티를 제외하고 그가 유일하게 1군 감독을 맡았던 경력은 2021년 파르마 시절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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