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들 다 제치고 신인왕 탈래요" KB 고졸 루키의 넘치는 패기
프로배구 남자부 KB손해보험의 막내 윤서진(19·196cm)은 다소 실망스러운 데뷔 첫 시즌을 보냈다. 그만큼 차기 시즌에 대한 각오가 남다르다.
2005년생인 윤서진은 2023-2024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5순위 지명을 받고 KB손해보험에 입단했다. 수성고 졸업 후 곧바로 프로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드래프트 직전 열린 2023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남자유스배구선수권대회에서 주장을 맡은 윤서진은 한국 남자 배구에 30년 만의 동메달을 안기며 많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시즌 초 입은 무릎 부상 탓에 11경기(17세트) 출전에 그쳤고, 14득점 공격 종합 52.17%로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27일 수원 KB손해보험 인재니움에서 만난 윤서진은 "부상 탓에 경기를 많이 소화하지 못했고, 컨디션도 올라오지 않아서 아쉬웠다"고 데뷔 첫 시즌을 돌아봤다. 이어 "다음 시즌에는 부상 없이 몸을 끌어올려 KOVO컵이나 정규 리그에서 더 잘 뛰는 모습 보여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선배들의 격려가 부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낸 윤서진에겐 큰 힘이 됐다. 그는 "형들이 여기서 그만둘 거 아니니까 멀리 보라고 말해줬다. 그 말이 크게 와닿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부상 기간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며 이 악물고 복귀를 준비했다. 윤서진은 "원래 코어랑 밸런스가 많이 안 좋았는데, 재활하면서 밸런스를 많이 잡았다"면서 "상체에 근육이 없는 편이었는데, 근육도 키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상 탓에 많은 경기를 소화하진 못했지만, 프로에서 보낸 첫 시즌인 만큼 많은 걸 배웠다. 윤서진은 "고등학교는 운동량은 많지만 체계적이진 않다"면서 "프로에 오니 식단, 트레이닝 방법, 운동 시간과 강도 등 모든 게 체계적이었다. 몸이 더 가벼워진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최하위에 그친 KB손해보험은 차기 시즌을 앞두고 스페인 국가대표 출신 미겔 리베라 감독을 선임했다. 코칭 스태프도 하현용 코치를 제외하고 모두 외국인으로 꾸리며 변화를 줬다.
윤서진은 "오늘 처음으로 외국인 코치님과 볼 운동을 했다. 기술적인 부분을 하나하나 짚어주시고 디테일하게 알려주셨다"고 만족감을 내비쳤다. 팀이 대대적인 변화를 꾀한 데 대해서는 "형들이 분위기를 잘 잡아줘서 괜찮다"고 씨익 웃었다.
미겔 감독은 팀에 합류하자마자 선수들과 개별 면담을 실시했다. 윤서진은 "감독님께서 내 장점을 알려달라고 하셔서 어리고 파이팅이 넘친다고 말씀드렸다"면서 "어린 만큼 더 기대가 된다고 하셔서 파이팅 넘치게 해보겠다고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첫 시즌은 아쉽게 끝났지만, 신인왕 수상 기회가 사라진 건 아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024-2025시즌부터 남녀부 신인왕 대상 범위를 당해 시즌 등록선수에서 당해 시즌 및 직전 2개 시즌 포함 3년 차까지로 확대한다. 윤서진은 2025-2026시즌까지 신인왕 후보에 오를 수 있게 됐다.
차기 시즌 새롭게 프로 무대를 밟을 신인들을 비롯해 팀에서도 신인왕을 경쟁해야 할 동료가 있다. 입단 동기인 권태욱(22·188cm)과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 한다.
윤서진은 "(권)태욱이 형은 리시브와 수비적인 부분이 좋지만, 공격적인 부분은 내가 더 낫다"면서 "다음 시즌에는 형들을 모두 제치고 좋은 모습 많이 보여서 신인왕을 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에 감명받은 윤서진은 이에 보답하고 싶다는 책임감이 생겼다. 그는 "고등학교 때와 달리 팬들이 많이 생겼다. 얼마 전 의정부에서 사인회를 했는데 정말 많은 분이 와주셨다"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귀여운 소망을 밝히기도 했다. 윤서진은 "아직 내 응원가가 없는데, 다음 시즌에는 응원가를 들으면 힘이 더 많이 날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수원=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startjoy@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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