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운벗고 나간 그들, 지금 어디에?…"딴병원서 알바해요"[전공의 사직 100일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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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해 수련 병원을 난 지 석 달이 지나가자 전공의(인턴·레지던트) 중 일부가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알바에 나서고 있다.
한 의료업계 관계자는 "요양병원 등에서 당직의에 대한 수요가 있지만 정규직으로 의사를 채용하기 쉽지 않다"라며 "지금은 종종 전공의들이 알바 형식으로 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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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긴급생계지원금 신청도 늘어…새로운 분야로 눈 돌리는 전공의도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요양병원에서 당직의로 일합니다. 정규직은 아니고 필요할 때 알바 형식으로 출근합니다." (A병원 사직 전공의)
29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해 수련 병원을 난 지 석 달이 지나가자 전공의(인턴·레지던트) 중 일부가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알바에 나서고 있다.
아직 사직 처리가 되지 않은 전공의들은 다른 의료기관에서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 대통령령인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정'은 전공의는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고, 감염병 등 재난으로 긴급하게 의료인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는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다른 의료기관 등에 겸직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그 때문에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정규직이 아닌 파트타임 형태로 구인 공고를 올리고 있다. 실제로 의사 전용 구인구직 사이트에는 하루 근무 또는 파트타임 근무를 구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한 의료업계 관계자는 "요양병원 등에서 당직의에 대한 수요가 있지만 정규직으로 의사를 채용하기 쉽지 않다"라며 "지금은 종종 전공의들이 알바 형식으로 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의료기관이 아닌 쿠팡 등에서 알바를 하는 전공의도 있다. 지난 3월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신을 사직 전공의라고 밝힌 글쓴이가 쿠팡 알바로 20만~30만원을 벌었다는 후기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알바에 나선 전공의는 소수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많은 수의 생계형 전공의는 생활고를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1일 기준 대한의사협회가 생활고를 겪는 전공의들에게 지급하는 긴급생계지원금 신청 인원이 1646명으로 집계됐다. 의협은 지난 2일부터 온라인과 전공의 지원 전용 콜센터 등을 통해 전공의들에게 생계지원금 신청을 받고 있다. 의협은 본인 확인과 신청서 검토를 거쳐 신청자들에게 100만원(1인 1회)의 지원금을 지급한다.
의협 측은 "생활고를 겪는 전공의들에게 지급하는 긴급생계지원금 신청 인원이 21일 기준 1646명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전공의 1만3000여명 가운데 12.7% 수준이다.
의협은 생활고에 시달리는 전공의가 상당수인 것으로 파악했다. 의협 측은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은 전공의가 소득을 얻을 길이 없어 일용직을 전전하거나, 마이너스 통장으로 버텨나가는 등 전공의들이 현 사태 장기화로 생계 유지의 한계에 달했다"며 "안타까운 사연들이 그간 많이 접수됐다"고 말했다.
일부 전공의들은 어린 자녀의 분유, 기저귀 등을 구매할 돈마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경제적으로 어려운 전공의들에게 분유, 기저귀 등을 제공한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은 "직접 분유, 기저귀를 수령하신 전공의 선생님들을 빼고 온라인으로 분유, 기저귀를 신청하신 전공의 선생님들이 100분이 넘었다"고 밝혔다.
당시 한 전공의는 "곧 아이가 태어나는데 수입이 없어 마이너스 통장으로 버텨야 하는데 이렇게 실질적인 도움까지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생활고와 별개로 기존 수련과 대신 새로운 분야로 눈을 돌리는 전공의들도 있다. 한 의사 출신 기업인은 "전공의들 몇몇은 평소 관심있는 의료 분야에 대한 학습에 나선 경우도 있다"며 "기능의학 등 수련병원에서는 핵심적으로 다루지 않았던 부분에 도전하는 전공의들도 있다"라고 말했다. 기능의학은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아닌 사람을 치료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즉, 병이 아닌 증상 중심의 치료를 하는 것이다.
의정갈등의 장기화로 전공의들은 거취 문제는 지속될 전망이다. 한 개원의는 "현재 상황에서 전공의를 채용하는 것도 어렵다"며 "자신들의 미래를 두고 전공의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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