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왼쪽..3년만에 또 무릎에 칼 대는 아쿠나, 계속 ‘최고’일 수 있을까[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아쿠나가 또 한 번 무릎 수술로 시즌을 마쳤다. 3년만에 또 벌어진 안타까운 사고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5월 27일(한국시간) 충격적인 사건을 마주했다. 팀의 중심인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의 부상. 아쿠나는 주루플레이 중 부상을 당했고 왼쪽 무릎 전방 십자인대(ACL) 완전 파열 진단을 받았다. 수술대로 향하는 아쿠나는 수술 후 시즌을 마친다.
3년만에 다시 벌어진 안타까운 사건이다. 지난 2021년 7월 초 우측 전방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했던 아쿠나는 3년만에 이번에는 왼쪽 전방 십자인대 완전 파열 부상을 당했다. 다른 점이라면 2021년에는 수비 도중 부상을 당한 것이고 이번에는 주루 중에 부상을 당했다는 것. 아쿠나는 3년만에 양쪽 무릎 전방 십자인대가 차례로 파열돼 수술을 받게 됐다.
애틀랜타 입장에서는 최악의 악재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MVP인 아쿠나는 타격 능력과 주루 능력을 모두 갖춘 최고의 타자. 팀의 붙박이 우익수 겸 리드오프였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역사에 전무후무한 40홈런 70도루를 달성한 아쿠나를 완벽히 대체할 선수를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베네수엘라 출신 1997년생 외야수 아쿠나는 최고의 기대주였고 기대에 정확히 부응하며 성장한 스타였다. 2018시즌에 앞서 전체 1순위 유망주 평가를 받은 아쿠나는 그 해 빅리그에 데뷔해 111경기 .293/.366/.552 26홈런 64타점 16도루를 기록했고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수상했다. 애틀랜타는 빠르게 아쿠나와 8년 1억 달러의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2년차 시즌인 2019시즌에는 156경기 .280/.365/.518 41홈런 101타점 37도루를 기록해 호타준족의 능력을 유감없이 과시하며 올스타 선정, 실버슬러거 수상을 달성했고 이후 4년 연속(올스타전 미개최 단축시즌 제외) 올스타 선정, 실버슬러거 3회 수상 등 최고의 타자로 군림했다.
데뷔 첫 6시즌 동안 기록한 성적은 673경기 .292/.381/.537 161홈런 402타점 180도루. 2021년 당한 십자인대 부상 탓에 아주 장기결장했음에도 해당기간 전체 fWAR 11위(27.1), 홈런 16위, 도루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두 번이나 40홈런 고지를 밟았고 도루왕을 두 번이나 수상했으며 지난시즌에는 야구 역사를 새로 쓰기도 했다.
지난시즌 무리한 여파인지 올시즌에는 부진했다. 부상 전까지 49경기에서 .250/.351/.365 4홈런 15타점 16도루를 기록해 데뷔 후 최악의 성적을 쓰고 있었다. 다만 3-4월(.246/.366/.318 1HR 6RBI)에 비해 5월(.256/.330/.427 3HR 9RBI) 성적이 오르며 컨디션을 되찾아가고 있었다.
2021년 7월 우측 ACL 파열 부상을 당했던 아쿠나는 2022년 4월 말 복귀했다. 이번에는 부상 시점이 더 빨랐던 만큼 2025시즌 개막전에 맞춰 돌아올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양쪽 무릎에 모두 칼을 댄 아쿠나가 이번 부상 복귀 후에도 여전히 지난해와 같은 엄청난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부상은 20대 초반에 당한 것이지만 이번 부상은 20대 후반을 바라보는 나이에 당했다. 회복 능력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실제로 아쿠나는 지난해 사실상 투수와 포수가 주자를 견제할 수 없도록 규제한 새 규정의 도움을 받아 40-70의 대기록을 작성했지만 실제 달리기 속도는 계속 떨어지고 있었다. 부상 전까지 매년 초속 29피트 이상이었던 스프린트 스피드는 2022시즌 초속 28.5피트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시속 28피트로 데뷔 후 최저였다. 리그 상위 5% 이내의 주력을 가진 엄청난 주자였던 아쿠나는 지난 부상 후 평균을 조금 웃도는 속도를 가진 선수가 됐다. 왼쪽 무릎까지 수술하고 돌아온 뒤에는 속도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어쩌면 40-40 이상에 도전하는 아쿠나는 더 이상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강한 어깨와 평균을 조금 웃도는 수비력을 가진 외야수였던 아쿠나는 지난 2021년 부상 후 수비력이 리그 평균을 한참 밑도는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여전히 어깨는 강하지만 수비 범위가 좁아진 아쿠나의 수비력은 더이상 좋다고 말할 수 없다. 2021년까지는 그래도 0 전후였던 OAA(Outs Above Average)는 2022년 -7, 2023년 -8로 뚝 떨어졌다. 올시즌에도 OAA는 -2였다. 오른쪽 무릎 수술 여파가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 그리고 이번에 왼쪽 무릎까지 수술하고 나면 수비력은 더 떨어질 수도 있다. 어쩌면 '외야수 아쿠나'를 보는 날이 줄어들게 될 수도 있다.
최고의 재능을 가졌고 최고의 자리에도 올랐지만 또 한 번 큰 부상을 당했다. 과연 아쿠나가 언제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돌아온 후에도 최고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자료사진=로날드 아쿠나 주니어)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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