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더 펄펄 끓은 농심 신라면, 월마트 메인 코너로

황정원 기자 2024. 5. 29.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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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코스트코·월마트서 메인 코너로 진열 위치 변경
영국·독일 등 유럽 진출에도 박차
농심 라면이 북미 지역 코스트코, 월마트 등 주요 매장에서 '아시아' 코너가 아닌 메인 코너에 진열되는 등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지난해 농심의 북미 지역 매출은 5억3800만달러(약 7890억원)로 10% 증가했다/사진=농심
농심 신라면의 인기에 해외 매체들도 관심을 표했다. 영국 매체 파이낸셜타임스(FT)가 북미 시장에서 매출 급성장 중인 농심을 집중 조명했다.

FT는 'Maker of Shin ramen expands overseas as Korean noodles become hit'(한국 면 인기에 신라면 제조사 해외 진출 확대)라는 제목의 기사를 28일(현지 시각) 게재했다.

FT는 해당 기사에서 농심을 한국의 대표적인 라면 제조업체로 소개하면서 미국 등 여러 국가에서 한국 문화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으며 K컬처 수혜 상품으로 라면을 꼽았다.

인스턴트 라면은 세계적으로 500억달러(약 68조원) 규모의 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한국의 라면 수출액은 10억달러(1조4000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라면은 단일 제품으로만 2023년 1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 가운데 60%가 해외 매출이다.

농심은 2030년까지 미국 연간 매출을 15억달러(약 2조원)로 3배 성장시켜 시장 최대 라면 제조업체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FT는 "K팝, K드라마, K영화로 한국 음식에 대한 서양인의 관심이 커졌다"며 오스카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에 대해 언급했다. 짜파구리는 소비자들이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조합해 만든 창작 메뉴다.

FT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가성비 음식이 인기를 얻었는데 이때 세계적으로 라면 붐이 일었다고 풀이했다.

농심 해외사업부 이용재 부사장은 "과거에는 아시아인들이 주로 라면을 즐겼지만 요즘은 미국 현지 젊은이들이 매운 음식을 즐겨 먹게 되면서 현지인과 히스패닉계가 라면의 주요 소비층이 됐다"고 말했다.



맵고 뜨거운 한국 라면의 매력에 푹 빠진 미국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농심은 미국 라면 시장에서 25.4%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1위는 50%에 가까운 점유율을 자랑하는 일본의 토요 수산 카이샤(Toyo Suisan Kaisha)이다.

이 부사장은 "프리미엄 신라면 블랙을 통한 고급 전략이 통했다. 쫄깃한 면발에 매콤하면서도 뜨거운 고기 국물맛을 좋아하는 미국인이 늘고 있다"면서 "농심 제품은 경쟁사보다 2~3배 비싸지만 더 맛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북미 지역 코스트코, 월마트 등 주요 매장의 농심 매출은 5억3800만달러(약 7890억원)로 10% 증가했다. FT는 미국 월마트가 신라면의 진열 위치를 틈새 아시아 코너에서 메 코너로 옮긴 것은 큰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해석하면서 앞으로 미국 매출이 더욱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농심은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22년 5월 가동을 시작한 로스앤젤레스 2공장에 신규 생산라인을 추가하고 있다. 미국 3공장과 수출 전용 국내 공장 건설도 검토 중이다. 농심은 현재 미국 2곳, 중국 3곳 등 해외에만 5개 라면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농심은 내년에 유럽에도 현지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신라면이 영국과 독일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해당 지역 1분기 매출이 30% 이상 증가했기 때문이다.

다만 FT는 신라면의 인기가 유럽 전역으로 퍼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다소 보수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이부사장은 "유럽인들은 요리에 대한 자부심이 매우 강하다"면서 "라면을 정크푸드로 여기는 부정적 인식, 엄격한 수입 규제 등으로 개척하기 까다로운 시장"이라고 말했다.

유로모니터의 연구원인 서니 문(Sunny Moon)은 "미국인들은 편안한 일상식으로 인스턴트 국수를 받아들였지만 유럽인들은 매운 음식에 여전히 거부감이 있다"며 "미국인과 달리 유럽인은 음식에 대해 매우 보수적이며 뜨거운 음식을 즐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황정원 기자 jwhw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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