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 손녀와 떠난 환갑 여행, 비극 됐다…35명 태운 유람선, 7초 만에 침몰[뉴스속오늘]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계속된 폭우로 평소보다 수위가 높아진 상황. 대형 유람선이 돌연 허블레아니를 들이받았고 단 7초 후 허블레아니는 물속으로 사라졌다.
생존자는 고작 7명. 마지막 실종자 1명은 62일간의 구조 활동에도 끝내 발견되지 않았다. 탑승객들은 패키지 상품을 이용한 한국인 단체 여행객으로, 이 중에는 6세 여아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바이킹 시긴은 135m짜리 대형 크루즈였지만 허블레아니는 27m의 작은 유람선이었다. 허블레아니호는 미처 피할 틈도 없이 그대로 뒤집혔다.
폭우가 이어지던 부다페스트에는 사고 당시에도 많은 비가 내리고 있었고 유속도 빨랐다. 허블레아니가 충돌한 지 7초 만에 침몰한 이유다.
구조된 탑승객들은 바이킹 시긴이 허블레아니를 들이받은 후에도 탑승객들을 구조하지 않고 그대로 운항했다고 진술했다. 침몰 이후 또 다른 큰 배 한척이 사고 현장 위를 그대로 지나갔다는 보도도 있었다.
당시 허블레아니에는 한국인 승객 33명과 헝가리인 승무원 2명 등 총 35명이 타고 있었다. 한국인 33명 중 30명은 패키지 여행객이었으며 1명은 사진기사, 1명은 한국에서부터 동행한 가이드, 1명은 현지 가이드였다.
패키지 여행객들은 여행사 참좋은여행이 기획한 '동유럽+발칸반도 6개국 패키지여행' 상품을 구매해 5월 25일 출국해 6월 2일 귀국할 예정이었다. 크로아티아,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를 방문할 예정이었고 헝가리는 마무리 일정이었다.
서울 무학여고 동창 3명도 이 유람선에 올랐다. 50년간 국내외 여행을 하며 우정을 이어온 친구들이었다.
전남 여수에 사는 올케와 시누이 가족으로 구성된 5명의 여성 관광객도 있었다. 평소 각별했던 이들은 '여자들끼리만 여행을 가보자'며 의기투합해 여행을 왔다. 그 외에도 서울에서 온 일가족, 특허청 퇴직 동료 부부 3쌍, 50~70대 부부 6쌍 등이 이 배를 탔다.
구조자는 단 7명에 불과했다. 온 가족이 풍비박산 나거나 가족을 잃고 혼자만 구조된 경우도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사고 하루 뒤인 5월 30일 기준 한국인 여행객 중 실종자는 19명이었다. 대대적인 수색 작업이 이뤄졌지만 계속되는 폭우로 강의 수위가 높아지고 유속도 빨라져 작업이 난항을 겪었다.
소방청 국제구조대원들이 현장에 파견됐고 수색 작업은 7월 3일까지 62일간 이어졌다. 이 기간에 18명의 실종자가 추가 발견됐으나 끝내 1명의 실종자를 찾지 못한 채 수색이 종료됐다.
처분이 내려진 것은 사고 발생 4년이 지난 2023년 9월 26일이었다. 부다페스트 지방법원 레오나 네베트 판사는 과실로 수상교통법을 어겨 대규모 사상자를 낸 혐의를 받는 유리 카플린스키 선장에 대해 징역 5년 6개월을 선고했다.
유리 카플린스키 선장은 허블레아니를 추월하려고 했음에도 무전 교신을 통해 의사 연락을 제대로 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추돌 후 허블레아니호가 침몰하는 상황에도 제때 구조에 나서지 않아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았다.
카플린스키 선장은 최후 진술에서 "수많은 무고한 희생자를 낳은 끔찍한 비극의 기억에서 단 한 순간도 벗어날 수 없었고 잠도 잘 수 없었다. 이건 제가 평생 안고 살아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3월에는 유가족들이 유람선 운영사 파노라마 데크(허블레아니), 바이킹 리버크루즈(바이킹 시긴)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승소했다. 배상금 규모는 67억원이다. 사고가 발생한 지 4년 10개월 만이었다.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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