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들어오면 손해" 오세훈 자신한 창동차량기지, 기업들도 '긍정 검토'

김효정 기자 2024. 5. 29.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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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창동차량기지 일대 S-DBC(서울 디지털바이오시티) 미래산업거점 조성을 위한 기업설명회'에 참석해 개발 방식과 핵심 지원 사항을 설명하고 있다. 2024.5.2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노원구 창동차량기지 일대를 디지털바이오시티 기업 유치를 위해 파격적 제안을 내놨다. 용적률 규제, 고도 제한, 개발 조건 없는 '규제 프리' 개발이다. 서울시의 제안에 기업들도 입주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분위기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세훈 시장은 전날 디지털바이오·헬스케어 분야 기업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창동차량기지 일대 S-DBC(Seoul-DigitalBioCity)' 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직접 발표자로 나선 오 시장은 "서울시 개발사업 중 이런 파격적인 조건은 처음 보시리라 생각한다. 안 들어오면 크게 손해보실 것"이라거나 "이렇게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는데 관심 없다면 감 떨어지는 기업"이라며 참석 기업을 대상으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기업 원하는 대로 밑그림…토지 환매로 GBC 갈등 반복 막는다
기본 개발 방식은 '상업지역 확대' 및 '화이트 사이트 제도 도입' 두 가지다. 전통적인 용도지역을 폐지, 상업지역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기업이 원하는 방향으로 밑그림을 그리겠다는 구상이다.

화이트 사이트는 개발이 어려운 지역을 시행자가 원하는 용도·규모로 개발하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일본 아자부다이힐스 등이 대표적인 화이트 사이트 개발 성공 사례다. 국내에서는 창동차량기지가 화이트 사이트 적용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기업과 사전협상을 통해 가장 적합한 개발계획을 제시한 기업에 토지를 매각할 계획이다. 기업이 의무적으로 일자리를 유치하는 대신 용적률을 최대 960%(상업지역)까지 완화하고 고도 제한 등을 폐지한다. 사업이 진행되면 기업은 제한없이 당초 협의한 대로 개발을 진행할 수 있다.

사후 설계변경으로 인한 갈등은 토지 환매로 해결한다. 서울시는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설계변경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S-DBC는 공공부지 매각 방식인 만큼 기업이 사전협상안을 변경할 경우 토지를 회수해 다른 기업과 협상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기업 용지는 평(3.3㎡)당 2000만원 수준의 조성원가로 공급해 매입비 부담을 대폭 줄인다. 취·등록세(75%), 재산세(35%) 감면 등 세제 혜택도 제공한다.

공공기여율도 대폭 낮춘다. 기존 60%인 사전협상 공공기여율을 최대 절반인 30%까지 줄인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약 3500억원 정도의 공공기여금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를 입주기업을 위한 '서울형 랩센트럴' 건립 등에 사용해 재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중소기업 등에는 50년 장기임대부지를 마련해 제공한다. 임대료는 3.3㎡당 월 10만원 대로 홍릉 바이오 클러스터 수준에 맞췄다.
관련 기업 폭발적 관심…"입주 긍정적 검토"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창동차량기지 일대 서울 디지털바이오시티 기업설명회를 하고 있다. 2024.05.27. hwang@newsis.com /사진=황준선
기업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일부 기업은 벌써 입주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열린 설명회에도 당초 예정된 70개사보다 많은 81개사 130여명이 참석할 정도로 큰 관심이 쏟아졌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장기임대나 세제 혜택 등이 입주를 고민하는 기업에 가장 큰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이런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복합용지를 종상향하고 층수도 제안하는 대로, 토지가격도 주변보다 낮게 제공하겠다는 좋은 안이 많이 나왔다"며 "입지적으로 봤을 때 아직 상업이 활성화된 지역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굉장히 메리트가 있는 조건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서울시 발표 후 바이오 기업들이 질의를 많이 했다. 관심있는 기업이 많아 보였다"며 "실제로 나중에 기업 이전 이후에 대한 부분들을 궁금해 하는 기업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산업 성장을 위해 최적의 입지라는 평가도 나온다. 동대문구 홍릉에 들어선 바이오 클러스터에서 노원구 창동까지 이어지는 '바이오 벨트'를 구상할 수 있어서다. 이 일대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비롯해 고려대학교, 경희대학교 등 의대와 상급병원이 밀집된 산학연병 지역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인력 공급이 가능한 수준 높은 대학과 병원이 있고 허브라고 할 수 있는 인큐베이팅 시스템도 있기 때문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입지"라며 "그럼에도 기업들이 본사를 이전하려면 경제성을 따질 수밖에 없는데 서울시가 입주 기업에 강력한 혜택을 주겠단 제안을 내놨기 때문에 기업에서도 매력을 느낄 것"이라고 봤다.

김효정 기자 hyojh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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