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구르는 치즈를 쫓는 언덕의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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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유래는 불분명하다.
방목권을 지키기 위한 낙농민들의 단합대회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있고, 풍년의 기원을 담은 이교도들의 전통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대신 주최 측은 2013년부터 나무 테두리를 두른 치즈 덩어리를 발포고무 모형으로 대체했다.
지난해 5월 29일 대회 여성부 우승을 차지한 캐나다인 딜레이니 어빙(Delaney Irving)은 레이스 막판에 의식을 잃고 혼수상태로 굴러 결승선을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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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글로스터셔 주도 글로스터 인근 쿠퍼스 힐(Cooper’s Hill) 주민들은 자치당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매년 5월 국경일인 뱅크 홀리데이(Bank Holiday, 5월 마지막 주 월요일)마다 ‘치즈 롤링 & 웨이크(Cheese-Rolling and Wake)’ 대회를 연다.
약 180m 가파른 언덕을 굴러 내려가는 치즈를 쫓아 그 언덕을 맨 먼저 내려오는 사람이 승리하는 경기. 달리든 구르든 아무런 제한이 없지만, 헬멧 등 안전장구는 일절 착용할 수 없다. 참가자들에겐 타박상이나 찰과상을 입는 건 예삿일이다. 1993년에는 경사도 18도가 넘는 언덕에서 구르다 참가자들이 뒤엉켜 15명이 부상당하고 4명이 중상을 입기도 했다.
남녀별 우승 상품은 3~4kg짜리 더블글로스터치즈 한 덩이가 전부지만, 유럽 여러 나라와 미국, 멀리 호주와 일본서도 찾아오는 참가자들이 있다고 한다. 더블글로스터치즈 소매가는 200g 기준 약 50달러.
대회 유래는 불분명하다. 방목권을 지키기 위한 낙농민들의 단합대회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있고, 풍년의 기원을 담은 이교도들의 전통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가장 오래된 문헌 기록은 1826년이지만, 주민들은 최소 600년 이상 된 전통이라고 주장한다. 2011년 자치정부는 안전상의 이유로 공식 지원을 중단했지만, 주민과 참가자들의 의지를 꺾진 못했다. 대신 주최 측은 2013년부터 나무 테두리를 두른 치즈 덩어리를 발포고무 모형으로 대체했다.
지난해 5월 29일 대회 여성부 우승을 차지한 캐나다인 딜레이니 어빙(Delaney Irving)은 레이스 막판에 의식을 잃고 혼수상태로 굴러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는 즉각 의료 텐트로 옮겨져 의식을 회복한 뒤 우승 치즈를 받았다. 남자부 우승자인 미국인 쿠퍼 커밍스(Cooper Cummings)는 13초로 역대 최단시간 기록을 수립해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최윤필 기자 proos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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