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한강의 독도 이야기Ⅱ
사뭇 다르다. 어느 편에서 보느냐에 따라 말이다. 아침이면 햇살이 기슭에 잔뜩 내려앉는다. 뉘엿뉘엿 지는 땅거미도 근사하다. 조정래 작가의 ‘한강’에서 보이는 표현이다.
한강의 풍광은 이처럼 곱고도 수려하다. 산업화 물결에 밀려 오염된 부분도 있지만 말이다. 한강이 임진강을 만나러 가는 길목에 낯익은 무인도가 우두커니 앉아 있다. 동해 외딴곳을 홀로 지키고 있는 독도와 동명이도(同名異島)다. 한자로도 홀로 ‘독(獨)’에 섬 ‘도(島)’를 쓴다. 외로워 보이는 까닭이다.
이 섬의 정식 행정지명은 ‘경기도 김포시 걸포동 423-19’다. 이 같은 내용의 표지판이 초소로 활용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건축물 벽면에 걸려 있다. 이 건축물이 발견된 건 지난해 7월이었다. 통행료 문제로 홍역을 않고 있는 일산대교도 지척이다.
한강의 독도 역사를 복기해 보자. 조선 중기의 인문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에 기록이 보인다. 조선 후기에 들어와서도 ‘동여도’에 같은 이름으로 김포군 소속의 섬으로 표기됐다.
김포팔경의 하나로 갈대꽃이 있었을 만큼 문화적인 가치도 높았다.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 대홍수로 파손된 제방을 축조하기 위해 채석장으로 사용됐다. 이 때문에 섬의 형태가 점점 작아지고 기억 속에서도 차츰 사라져 갔다.
이런 가운데 반가운 소식이 들려 온다. 한강의 독도가 국토정보맵 등 국가 지도에 공식적으로 등재(본보 28일자 2면)될 수 있어서다. 김포시의 발 빠른 움직임 덕분이다. 경기도지명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토지리정보원에 공식 명칭으로 결정됐고 국가지도에도 반영된다. 김포시는 국방부의 ‘국방개혁 2.0과제’인 군 시설(철책) 철거사업도 진행 중이어서 이와 연계해 독도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오랜 세월 잊혀졌던 한강의 독도가 시민의 품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 국가지도 등재는 한강의 외로운 섬, 독도의 의미를 회복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허행윤 기자 heoh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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