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QS 너무 늦었다, 조금 더 빨리 잘했더라면…최원호 감독님께 죄송" 스승 떠나보낸 문동주 진심
[OSEN=대전, 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파이어볼러 문동주(21)가 시즌 8경기 만에 첫 퀄리티 스타트로 정경배 감독대행에게 첫 승을 선물했다. 신인 시절 퓨처스 팀에서부터 3년간 함께하며 많은 가르침을 준 최원호 전 감독에게는 죄송한 마음도 전했다. 조금 더 빨리 페이스를 끌어올리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문동주는 2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벌어진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6이닝 8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3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한화의 12-3 완승을 이끌었다. 3연승을 달린 8위 한화는 최근 7경기 6승1패로 기세를 높였다.
시즌 초반 구속은 떨어지지 않았지만 투구 밸런스 난조 속에 4월말 2군으로 내려간 문동주는 3주간 재정비 시간을 갖고 지난 21일 대전 LG전에 1군 복귀했다. 당시 5이닝 1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승리로 성공적인 복귀를 알린 문동주는 이날 롯데 상대로 시즌 첫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했다.
복귀 후 2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며 시즌 3승(3패)째를 올린 문동주는 2군에 내려가기 전까지 8점대(8.78)였던 평균자책점을 6점대(6.93)로 낮췄다. 이제야 문동주다운 투구를 하고 있다.
1회 윤동희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고승민을 커브로 헛스윙 삼진 잡고 나머지 3타자를 정리한 문동주는 2회를 삼자범퇴로 정리했다. 나승엽을 몸쪽 직구로 루킹 삼진, 김민석을 커브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며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3회 고비가 왔다. 손성빈과 이학주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폭투를 범하며 무사 2,3루 위기에 내몰렸다. 윤동희에게 좌전 적시타, 고승민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은 뒤 빅터 레이예스를 2루 땅볼 유도했지만 병살이 되지 않아 순식간에 3점을 내줬다.
하지만 계속된 2사 1루에서 나승엽을 중견수 뜬공 처리하며 끝낸 문동주는 4회 박승욱에게 좌중간 2루타, 김민석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다시 무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손성빈을 2구째 직구로 1루 내야 뜬공 처리한 뒤 롯데의 더블 스틸 시도 실패로 한숨 돌렸다. 1루 주자 김민석이 런다운에 걸렸고, 이를 바라보다 홈으로 향한 3루 주자 박승욱이 런다운에 걸려 아웃됐다. 이어진 2사 2루에서 문동주는 이학주를 7구 승부 끝에 몸쪽 커터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실점 없이 넘어갔다.
5회에는 윤동희에게 이날 경기 3번째 안타를 맞았지만 고승민을 초구 직구로 2루 병살을 유도하며 이닝을 끝낸 문동주는 6회 삼자범퇴로 시즌 첫 퀄리티 스타트 요건을 채웠다. 총 투구수 101개로 스트라이크 66개, 볼 35개. 트랙맨 기준 최고 시속 156km, 평균 152km 직구(47개) 중심으로 커브(31개), 체인지업(9개), 커터(8개), 슬라이더(6개)를 구사했다.
경기 후 문동주는 "무사사구가 결정적이었던 것 같다. 1~2회 때 초반 카운트를 공격적으로 들어갔던 게 투구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 롯데한테 워낙 약했지만 그런 생각보다 이기겠다는 생각으로 했다"며 8경기 만에 거둔 시즌 첫 퀄리티 스타트에 대해 "너무 늦었다. 늦었지만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새로운 무기로 쓰고 있는 커터의 활용이 돋보였다. 경기 후 문동주는 “1~2회 때 패턴이 3회에 읽히는 것 같았다. 4회부터 (최)재훈 선배님이 슬라이더 사인을 많이 냈고, 나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어 거리낌 없이 커터를 던졌다. 패턴을 바꾼 게 통했다”며 “커터는 작년에 (NC에서 뛰던)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커터를 알려줬다. 왼손 타자한테 조금 그립을 바꿔 던지고 있는데 스피드도 잘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27일) 최원호 감독이 박찬혁 대표이사와 함께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서 문동주의 마음도 복잡했다. 지난 2022년 신인 시절 퓨처스 팀에서 프로 첫발을 내딛을 때부터 당시 퓨처스 사령탑이었던 최원호 전 감독과 함께했다. 지난해 5월 최 감독이 1군 지휘봉을 잡았고, 문동주는 특별 관리 속에 성장을 거듭하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프로에서 첫 3년을 함께한 최 전 감독 이야기가 나오자 문동주는 "모두가 아시다시피 4월에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 감독님께 죄송한 마음이다. 지금 조금 좋아지고 있는데 좀 더 빨리 잘했다면 팀에 힘이 될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며 "감독님께 배운 것들이 많다. 잘 기억해서 올 시즌 마무리를 잘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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