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 바꾼 중소기업 2분기 연속 수출 증가
중소기업 수출이 2개 분기 연속으로 성장세를 이어가며 호조를 보이고 있다. 주력 수출 품목도 중공업이나 IT 제품을 넘어 화장품 같은 소비재까지 다양화됐다. 또 대중(對中) 수출 의존도를 줄이면서 수출국도 다변화했다. 과거 완제품을 만드는 해외 공장에 중간재를 납품하며 성장해온 우리 중소기업이 이제는 자체 브랜드와 상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선진국에서도 성과를 내는 것이다.
28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중소기업 수출은 277억6000만달러(약 37조7000억원)로 작년 1분기보다 3.6% 증가했다. 작년 4분기(1.6% 증가)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플러스 증가율이다. 특히 화장품 수출은 15억5000만달러(약 2조원)로 30.1% 급증하며 수출 1위 품목에 올랐다. 연간 중기 수출 품목 1위는 2017~2022년 6년간 줄곧 플라스틱 제품이었는데 지난해 처음으로 화장품이 1위에 올랐다. 국가별 화장품 수출은 미국 60.5%, 일본 18.3% 증가하는 등 수출 상위 10국 중 8국에서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화장품 외에도 식품, 주얼리 등 ‘K소비재’ 수출이 전반적으로 늘어나며 전체 수출 증가를 이끌었다. 올 1분기 우리 중소기업의 전통 수출 효자 품목인 플라스틱 제품,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중간재 수출도 증가했으나, 소비재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더 도드라졌다. 라면 등이 포함된 면류는 10%, 김 등 해조류 품목 수출은 25.1% 증가했다.
소비재 강세와 함께 미·중 무역갈등 등으로 대외 수출 환경이 변하면서 중소기업 수출 지형도도 바뀌고 있다. 1분기 미국 수출은 47억2000만달러로 중국(42억5000만달러)을 앞질렀다. 지난 10년 가까이 전체 수출의 20%를 웃돌던 중국 수출 비율은 2022년 18.8%, 지난해 17%로 줄더니 올 1분기 15.3%까지 떨어졌다. 수출국도 다변화되고 있다. 2014년 수출 상위 5국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5.3%였는데, 지난해 53.6%, 올해 1분기 53.4%로 감소했다.
다만 우리 중소기업이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면서도 수출 시장 정보나 정부의 각종 지원 정책이 부족해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전체 수출 중소기업(9만4635사) 중 84%(7만9531사)가 연간 수출액이 100만달러 미만이었다. 2017년 ‘1000~100만달러’를 수출하던 기업이 성장해 5년 뒤인 지난해 ‘100만~200만 달러’ 수출 구간으로 진입한 기업 비율은 4.4%에 불과했다. 지난해 중소기업중앙회가 실시한 ‘중소기업 수출실태 및 전망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 306사 중 41.8%가 5국 미만에 수출하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내수는 쪼그라들고, 해외에서 한국 제품 인기가 높아진 지금이 중기 수출을 늘릴 적기”라고 말한다. 반도체, 조선, 자동차 등 특정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이런 업종의 경기 변동에 민감한데, 다품목을 수출하는 ‘개미 군단’을 확대하면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정책본부장은 “중소기업은 직접 바이어를 만나거나 해외 네트워크를 만들기 어려운데 정부와 대기업, 현지 한국 기업이 협력해 이런 어려움을 해결해주면 더 많은 중소기업이 수출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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