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기 입씨름’ 머스크·저커버그, 이번엔 AI 스타트업 놓고 맞붙었다
‘캐릭터.ai’와 제휴 경쟁 나서
소셜미디어(SNS) 서비스를 두고 경쟁을 벌이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창업자가 이번엔 인공지능(AI ) 스타트업을 두고 맞붙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 머스크의 AI 기업인 ‘xAI’와 메타가 각각 미국 스타트업 ‘캐릭터.ai’와 사업 제휴에 대한 협상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캐릭터.ai는 가상의 다양한 인물과 대화를 나누는 ‘챗봇 서비스’ 업체로 ‘오픈AI’를 이을 AI 분야 유망 스타트업 중 하나로 꼽힌다. 메타가 운영하는 페이스북이나 머스크의 X(옛 트위터)와 손을 잡으면 기존에 없던 획기적인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머스크와 저커버그가 ‘캐릭터.ai’와 손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이다.
◇AI에서 맞붙은 머스크·저커버그
캐릭터.ai는 구글의 딥러닝 AI 연구팀인 ‘구글 브레인’에서 AI 챗봇을 연구한 노암 샤지어 등이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거대 언어 모델(LLM)을 사용해 다양한 인물과의 대화를 제공하는 AI챗봇 서비스로 미국 젊은이 사이에서 열풍을 일으켰다. 지난 3월 세계적인 벤처캐피털 앤드리슨 호로위츠가 꼽은 ‘전 세계에서 많이 사용하는 AI 서비스 순위’에서 오픈AI의 챗GPT와 구글의 바드를 이어 3위에 올랐다. AI 스타트업 중에서는 인플렉션 AI나 코히어 등과 함께 선두 그룹 안에 들어 있다. 샤지어는 2017년 생성형 AI 기반 기술인 트랜스포머 모델을 제안한 논문 작성자 중 한 명이다.
범용 인공지능(AGI·사람과 유사한 수준 또는 그 이상의 지능을 갖춘 AI) 개발을 선언하며 막대한 인프라 투자에 나선 메타나 xAI에게 이 회사의 기술과 인력은 큰 힘이 될 수 있다. 메타는 지난해 9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왓츠앱과 같은 자사 간판 플랫폼들에 AI 페르소나(인물이 등장하는 것) 챗봇을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캐릭터.ai의 서비스가 대표적인AI 페르소나 챗봇이기 때문에 이 회사와의 협력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최근 60억달러(약 8조178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한 xAI 역시 첫 AI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AI챗봇 기술 고도화를 위해 캐릭터.ai에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캐릭터.ai를 둘러싸고 xAI와 메타의 제휴 경쟁이 주목받는 것은 머스크와 저커버그의 구원(舊怨) 때문이다. 머스크와 저커버그는 지난해 메타가 X(옛 트위터)의 경쟁 서비스인 스레드를 내놓으면서 갈등을 빚었다. 소셜미디어에서 설전을 벌인 끝에 격투기 대결을 벌이자는 약속까지 할 정도로 긴장 관계를 형성했다.
테크업계 관계자는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와 같은 AI 선두 주자를 따라잡기 위해선 머스크와 저커버그는 실력 있는 AI 스타트업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캐릭터.ai와의 제휴를 위해 피 튀기는 싸움을 벌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나 xAI중 아직 캐릭터닷ai와의 계약을 맺는 단계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 모두 인수보다는 핵심 연구원끼리 긴밀하게 협력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빅테크, AI 스타트업 잡아야
머스크나 저커버그뿐 아니라 AI 개발 경쟁이 심화되면서 주요 AI 스타트업에 빅테크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AI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데이터나 그래픽 처리 장치(GPU) 등 값비싼 AI인프라를 빅테크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오픈AI가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1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받으면서 빅테크의 AI 스타트업 사냥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앤트로픽은 아마존에서 40억달러, 구글 클라우드에서 20억달러를 투자받았다. MS는 프랑스의 AI 스타트업 미스트랄에 대규모 투자를 했고, 최근에는 인플렉션 AI의 주요 인원을 영입하면서 사실상 회사를 흡수했다.
최근에는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빅테크들이 직접 투자나 인수 대신에 사업 제휴나 인력 교류를 추진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빅테크의 스타트업 투자와 인수가 미국 내외에서 반독점 조사 대상으로 올랐기 때문에 선뜻 투자를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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