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냐 형! 그리울거야" 시즌 첫 QS 달성한 문동주의 씁쓸한 진심 "너무 늦었네요" [인터뷰]

김영록 2024. 5. 29.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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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었습니다. 앞으로 남은 경기들에서 최대한 많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만들어보겠습니다."

문동주는 2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주중시리즈 1차전에서 6이닝 8피안타 3실점으로 역투, 올해 첫 퀄리티스타트를 완성하며 시즌 3승(2패)째를 따냈다.

시즌 초 다소 부진했던 문동주는 약 한달간의 휴식기를 가진 뒤 2경기 연속 호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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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 임한 문동주. 김영록 기자

[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너무 늦었습니다. 앞으로 남은 경기들에서 최대한 많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만들어보겠습니다."

승리의 기쁨과 더불어 한결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데뷔 3년차를 맞이한 '국대 에이스'는 지난 부진을 완전히 씻어냈다.

문동주는 2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주중시리즈 1차전에서 6이닝 8피안타 3실점으로 역투, 올해 첫 퀄리티스타트를 완성하며 시즌 3승(2패)째를 따냈다.

최원호 전 감독이 사실상 경질된지 첫날. 경기전 최원호 전 감독은 현장을 찾아 구단 관계자 및 코치진, 선수단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정경배 감독대행은 "너무 죄송하다. 많이 울었다"며 속상함을 숨기지 않았다. 주장 채은성도 "할말이 없다. 선수들이 못해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 선수들과 포기하지말고 끝까지 가자고 했다"며 의지를 다졌다.

2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롯데의 경기. 3회 비디오판독을 요청하는 한화 선발 문동주. 대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5.28/

그 결과는 12대3 완승이었다. 경기전까지 롯데와 승차없는 8위였던 한화, 이날 패했으면 순위 역전이었다. 하지만 이날 승리로 8위를 지키고, 오히려 롯데를 꼴찌로 밀어냈다. 특히 데뷔 이래 기나긴 독수리 공포증에 시달려온 박세웅에게 1경기 개인 최다 실점(10실점)의 굴욕을 안기며 한층 더 강렬한 트라우마를 안겼다.

시즌 초 다소 부진했던 문동주는 약 한달간의 휴식기를 가진 뒤 2경기 연속 호투했다. 지난해의 위력투를 되찾았다. 21일 LG 트윈스전 5이닝 무실점에 이어 이날 롯데전에서도 6이닝 3실점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문동주는 이날 자신의 투구에 대해 "무4사구가 결정적이었던 것 같고, 1~2회부터 적극적으로 들어간 게 투구수를 줄이는데 도움이 됐다. 롯데에게 약하다는 생각 없이 무조건 이기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던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첫 퀄리티스타트'라는 말에 "너무 늦었다. 앞으로 많이 만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2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롯데의 경기. 3회 추가 실점 허용한 한화 선발 문동주. 대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5.28/

이날 8개를 던진 컷패스트볼에 대해서는 "작년에 (에릭)페디에게 배웠다. 작년에 조금씩 던지기 시작했고, 좌타자에겐 그립을 바꿔서 던지는데 구속도 잘 나온다. 공이 좀 감기는 느낌이라 잘 통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시즌초 구속에 대해서는 "TV 스피드건의 문제다. 구단 트랙맨에는 오히려 구속이 더 잘 나왔다"면서도 "구위에는 조금 문제가 있었다"고 돌아봤다.

한화 입단 직후 2군에 오래 머물면서 최원호 전 감독과 긴 시간 함께 한 문동주다. 그는 "4월달에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 죄송하다. 지금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데, 이 순간이 좀더 빨리 왔으면 (감독님께)힘이 될 수 있었는데 아쉽다. 배운게 참 많다. 잘 기억해서 올시즌 잘 마무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최원호 감독의 축하를 받는 문동주. 스포츠조선DB

최원호 전 감독, 박찬혁 전 대표와 더불어 외국인 투수 펠릭스 페냐도 떠났다. 페냐는 선수단과는 미처 인사를 하지 못했지만, '이웃주민' 문동주와는 작별 인사를 나눴다고.

문동주는 "어머니가 페냐 딸 그레이스의 한복을 직접 맞춰오셨다. 전부터 같이 밥 한번 먹기로 했는데 아쉽다. 서로 유니폼도 교환하고, 그간 너무 고마웠고 그리울 거라는 인사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래 오늘 인사하고 가는 거였는데, 빨리 넘어가서 또 몸을 만들겠다고 하더라. 정말 멋있는 형"이라며 그리움을 되새겼다.

지난해 페냐와 화이팅하는 문동주. 스포츠조선DB

"정말 성실하고 정이 많은 형이다. 작년엔 선발로 나가는 날도 말이 많았다. 페냐가 '선발 나가는 날은 너만의 세상에 갇혀서 야구하는 게 좋다'고 따끔하게 얘길 해줘서, 그때부터 그런 루틴을 가져가고 있다. 덕분에 오늘도 좋은 결과가 있었다. 아마 비행기에 타고 있을 텐데, 멀리 있지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오늘 꼭 이기고 싶었는데, 이겨서 다행이다."

대전=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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