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판서 땅을 친 흙신
‘클레이코트의 신’이라 불리는 라파엘 나달(275위·스페인)이 자신이 14차례 우승한 프랑스오픈(총상금 5350만유로·약 794억원)에서 처음으로 1회전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하지만 두 달 뒤 같은 곳에서 열리는 2024 파리 올림픽 무대에 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나달은 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알렉산더 츠베레프(4위·독일)에게 0-3(3-6 6-7<5-7> 3-6)으로 졌다. 1986년생 나달이 19차례 프랑스오픈 도전에서 당한 4번째 패배(112승)다. 1회전 탈락은 처음이다.
지난 18개월간 부상과 싸우면서 세계 랭킹이 200위대까지 떨어진 나달이 시드를 배정받지 못함에 따라 첫판부터 톱랭커인 츠베레프를 만나면서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다. 나달에겐 게임스코어 5-3으로 앞선 2세트를 잡지 못한 게 아쉬웠다.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키지 못하면서 접어든 타이브레이크에서도 5-7로 져 경기 흐름을 내줬다.
프랑스오픈은 나달이 부상 이후 나선 첫 5세트 대회다. 나달은 경기 뒤 “지난 2년간 다시 프랑스오픈에서 뛰기 위해 선수 생활 중 가장 힘든 재활 과정을 거쳤다”며 “이런 (5세트) 경기에 맞는 집중력과 에너지를 가지려면 실전 경험이 더 있어야 한다”고 했다.
나달은 지난해 1월 호주오픈 2회전에서 탈락한 뒤 발, 복근, 엉덩이 근육 부상 등으로 수술과 치료를 병행하면서 오랜 공백기를 가졌다. 5월 프랑스오픈을 앞두고 대회 기권을 선언하면서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지만 2024년이 테니스 선수로 뛰는 마지막 해가 될 것”이라고 은퇴를 예고했다.
나달은 올해 1월 호주오픈에 맞춰 코트에 복귀했지만, 예전 기량을 찾는 과정이 더디다. 테니스 선수로 황혼기에 접어든 나이까지 고려했을 때 나달의 은퇴가 현실화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그러나 나달은 자신이 특별히 강한 면모를 보인 클레이코트 시즌을 치르면서 서서히 자신감을 찾아가는 듯하다. 앞선 세 차례 클레이코트 대회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던 나달이지만 프랑스오픈을 앞두고 “(기량적으로)발전하고 있다. 3~4주 전부터 플레이하면서 제한되는 부분이 적어졌고, 불편 없이 훈련하는 것은 이번 주가 처음”이라며 은퇴 번복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날 경기 뒤에도 “지난 몇 주는 긍정적”이라면서 “내가 하는 일을 즐기고 있고, 즐길 수 있을 만큼 경쟁력을 보여주고 건강하다면 계속하고 싶다”고 밝혔다.
나달은 다음 목표는 7월 열리는 파리 올림픽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일정도 나달이 좋아하는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리는 만큼 꾸준히 출전 욕심을 내왔던 대회다. 나달은 2008 베이징 올림픽 남자 단식 금메달리스트다. 카를로스 알카라즈와 복식 출전도 테니스팬들을 기대케 하는 요소다.
자연스럽게 7월1일 영국에서 열리는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윔블던에 불참할 가능성이 나온다. 나달은 “지금 상태로는 잔디코트(윔블던)에서 뛰고 7월 말 다시 클레이코트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치르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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