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퍼 인기 시들한데 노조가 고집”…흔들리는 ‘광주형 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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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형 일자리' 1호 기업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 직원들이 저임금 구조를 지적하며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에 가입하면서 국내 첫 노사 상생 사례가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
현대자동차의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를 위탁 생산하고 있는 GGM은 경차 수요 위축으로 캐스퍼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연간 7만대 생산' 목표와 점점 멀어지고 있다.
GGM은 현대차와 2022년부터 경형 SUV를 연간 7만대씩, 5년간 총 35만대를 위탁 생산하는 계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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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노조 결사반대에 막혀
경차만 생산해야 하는 GGM
실적 저조해 임금개선 난망
GGM 노조, 금속노조 가입
무노조·무파업 원칙 무위로
GGM은 광주시(지분율 21%)와 현대차(19%) 등이 공동 출자해 2019년 9월 설립한 자동차 생산 합작 법인이다. GGM은 임금을 기존 업계 평균의 절반으로 줄이는 대신 일자리를 늘리자는 취지의 광주형 일자리 정책에 따라 탄생했다. 지역사회의 일자리 부족 문제와 완성차 업계의 고임금·저생산성 구조를 개선한다는 게 GGM에 주어진 목표였다.
이 같은 목표는 부진한 판매 실적으로 인해 흐지부지되고 있다. GGM은 현대차와 2022년부터 경형 SUV를 연간 7만대씩, 5년간 총 35만대를 위탁 생산하는 계약을 맺었다. 당시 GGM 노사는 누적 생산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무노조·무파업을 전제로 노사상생협의회에서 단체협약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캐스퍼 생산량은 2022년 4만8002대를 정점으로 줄어들고 있다. GGM의 연간 생산능력은 10만대에 달하지만, 실제 생산량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 하고 있는 것이다.
캐스퍼 단일 모델만 생산하고 있다는 점이 GGM의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GGM에서 생산 모델을 다양화한다는 것은 현대차 노조의 결사반대 때문에 불가능한 일이다. 광주형 일자리를 추진하던 초기에 현대차 노조는 ‘생산라인 중복’으로 인한 일자리 상실 위험을 이유로 파업까지 벌이며 GGM 설립을 반대한 바 있다. 이에 따라 GGM은 현대차의 기존 생산 모델과는 겹치지 않는 1000cc급 경형 SUV만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생산·판매 실적이 기대치에 미달하면서 GGM에선 임금 수준과 근무 환경 또한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GGM은 출범 당시 전 직원 평균임금을 약 3500만원에 맞추고, 지자체 공동 복지 프로그램 등을 통해 사회적 임금을 보장한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잔업수당을 포함한 GGM 생산직 월급은 200만원 초중반에 머물고 있다. 정원이 623명인 GGM 공장에서 지난 3년여간 퇴사한 인원은 202명에 달했다.
GGM은 오는 7월 캐스퍼 전기 모델을 양산하고, 이를 해외 시장에 내다 팔아 내수 시장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계획이지만, 노조 리스크(위험요인)라는 암초를 만났다. 전기차 부품 생태계가 취약한 광주에서 관련 부품을 조달하기 위해선 물류비 부담도 큰데, 여기에 인건비마저 올라갈 기미를 보이고 있어 전기차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조차 GGM에는 도전 과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GGM은 캐스퍼 전기 모델을 구매 보조금을 적용한 실구매가 기준 2000만원대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인건비가 올라가고, 물류비 부담이 큰 상황에서 저가의 중국산 전기차까지 국내 시장에 밀고 들어온다면 캐스퍼가 시장에서 살아남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GGM을 살리기 위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등 중국산 부품에 대한 보조금 규제를 풀어준다면 국내 부품 생태계 전체가 어려워지는 딜레마가 발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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