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 요청' 박병호↔오재일, KT-삼성 1대1 트레이드 단행…'홈런왕' 결국 'FA 은인'과 얼굴 붉히며 작별 [공식발표]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지난 25일 경기가 종료된 후 1군에서 말소되는 과정에서 '방출'을 요청하며 파문을 일으킨 박병호가 삼성 라이온즈로 전격 이적한다. 그리고 박병호의 반대급부로 오재일이 KT 위즈 유니폼을 입는다.
KT는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7차전 원정 맞대결에서 10-1로 승리한 뒤 "삼성 라이온즈에 내야수 박병호를 보내고, 베테랑 내야수 오재일을 영입하는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에 앞서 KBO리그는 박병호로 인해 들끓었다. 지난 25일 경기가 끝난 후 허리 문제로 1군에서 말소되는 과정에서 '웨이버공시'를 요청했던 까닭이다. 쉽게 말해 스스로 방출을 요구했던 것이다. 페넌트레이스를 한참 소화하는 과정에서 방출을 요구한 가장 큰 배경은 경기 출전에 관한 문제 때문이다.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전을 보장해달라는 것이다.
참으로 괘씸하지 않을 수가 없다. KT가 박병호를 방출하게 될 경우, KT가 얻는 이득이 단 한 가지 없기 때문이다. 보통 구단에 불만이 있을 경우 '트레이드'를 요청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2021시즌이 끝난 뒤 '에이징커브'라는 불명예 수식어를 달고 다니면서, 그 어떠한 구단도 영입에 관심을 내비치지 않을 때 3년 총액 30억원(계약금 7억원, 연봉 20억원, 옵션 3억원)이라는 결코 적지 않은 계약을 통해 손을 내밀었던 KT와 얼굴을 붉히며 작별하겠다는 것이었다.
물론 KT 입장에서는 박병호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아도 됐다. KBO리그의 경우 FA 계약을 체결한 이후 다시 한번 자유계약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한 구단에 4년을 몸담아야 하기 때문에 내년까지 '보류권'을 손에 쥐고 있는 KT 입장에서는 마음만 먹는다면, 박병호를 2군에 방치하고 앞길을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KT는 이같은 선택을 하지 않았다.
박병호의 방출 요청을 다각도로 검토한 끝에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KT 입장에서도 손해를 볼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KT가 선택한 것은 오재일. 오재일 또한 현재 박병호와 비슷한 입지. 지난 2021시즌에 앞서 삼성과 4년 총액 50억원에 FA 계약을 맺었으나, 최근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106경기에서 11홈런 타율 0.203에 그쳤고, 트레이드를 앞둔 28일 마지막 경기에서 대타로 출전해 홈런을 터뜨렸으나, 올해도 3홈런 타율 0.234로 허덕이고 있다.
KT 나도현 단장은 "오재일은 팀에 필요한 좌타 거포 유형의 자원으로, 영입을 통해 팀 라인업을 다양하게 운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타선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설명, 삼성은 "팀에 필요한 오른손 장타자로서 팀타선의 좌우 밸런스를 공고하게 함은 물론 월등한 홈런 생산성이라는 장점을 펜스 거리가 짧은 라이온즈 파크에서 극대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박병호를 영입한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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