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울산탈출’…‘킹산직도 여성도 없는 도시’

서영민 2024. 5. 28.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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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이주하는 청년 인구 증가로 지역 소멸이 가속화되고 있죠.

규모가 작은 소도시의 문제라고만 여겨졌는데, 산업도시 울산에서도 청년 인구 유출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동차와 조선업, 화학산업 단지까지 있는 울산을 청년들은 왜 떠나는 걸까요?

서영민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취업을 앞둔 울산대 여학생들은 떠날 준비를 합니다.

[이재영/울산대 국어국문학부 : "저는 방송작가 쪽으로 생각하고 있어서, 최대한 서울로 가고싶다는 생각을..."]

[이수현/울산대 생명과학부 : "제약회사 같은 경우는 울산에 잘 없어서."]

[김가현/울산대 경영학부 : "아무래도 다른 지역도 생각은 하고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여성 일자리가 부족하다보니 여성 고용률은 지난 10년 내내 전국 최하위, 20대 가운데 여성의 비율은 지속적으로 낮아져 지난해는 43%에 불과했습니다.

[허영란/울산대 역사문화학과 교수 : "서울로 가는 거죠. 일을 잘 할 아이일수록, 왜냐하면 자기가 자기가 갈고 닦은 역량을 가지고 여기서 그걸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는 거예요."]

한때 '킹산직'으로 불리던 생산직의 시대도 저물고 있습니다.

현대차 정규직은 내년까지 5년 동안 8천명 넘게 퇴직하는데 신규 충원은 거의 없고, 중공업은 지난 10년 동안 만 명 넘게 줄었습니다.

이 와중에 기업 경쟁력의 핵심인 연구개발기능은 수도권으로 이동합니다.

[양승훈/경남대 사회학과 교수 : "주요 부가가치는 가능하면 수도권에서 만들어서 가져가겠다는 공산이고 이런 상황이면 울산으로의 부가가치 이전은 거의 없다고 봐야죠."]

2015년 이후 미래가 불확실한 울산을 떠난 청년은 누적 4만 8천여 명.

같은 기간 줄어든 울산 인구의 70%가 청년입니다.

수도권으로의 이동이 가장 많은데, 결국 청년이 수도권에 모이고, 지역은 위기인 상황이 산업수도라 불리는 울산에서도 벌어지는 겁니다.

[이관후/건국대 상허교양대학 교수 : "울산이 무너진다는 얘기는 더이상 대한민국에서는, 지방에서는 희망을 찾을 수 있는 곳이 없다."]

서울에 몰린 청년은 치열한 경쟁 속에 결혼과 출산을 미루는 만큼, 결국은 대한민국 전체의 지속가능성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조영태/서울대 교수/인구정책연구센터장 : "수도권으로의 청년 인구 집중이 해소되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는 해결되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합니다."]

KBS 뉴스 서영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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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민 기자 (seo01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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