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가해자와 같은 반…학교는 “방법 없어”
[앵커]
몇 년 전 또래 남학생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초등학교 여학생이 가해 남학생과 같은 반에 배정되면서 피해 학생 측이 강력 반발하고 있습니다.
학교 측은 이미 종결된 사안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조정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초등학교 4 학년 아들과 동갑내기 여자 조카를 돌보고 있는 김 모 씨.
2년 전, 아들과 조카가 또래 남학생으로부터 성추행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아파트 놀이터에서 자신의 몸을 만지게 했다는 겁니다.
아들도 그렇지만, 특히 여자 조카의 정신적 충격은 더욱 컸습니다.
[피해 학생 보호자/음성변조 : "정말 많이 울었어요. 많이 울고, 이유 없는 짜증을 굉장히 많이 내고."]
하지만, 당시 김 씨는 고민 끝에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열지 않기로 합의해줬습니다.
어린아이들이 처벌받는걸 원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대신, 학교와 가해자 부모와 함께 아이들이 최대한 마주치지 않도록 한다는 내용의 '자체해결 합의서'를 작성했습니다.
그런데 이달 초 조카와 가해 남학생이 올해 버젓이 같은 반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습니다.
[피해 학생 학부모/음성변조 : "우리 반 애는 이렇게 얘기를 하다가 여자 아이(조카) 입에서 그 남자 아이 얘기가 나온거예요. 그래서 '고모가 알고 있는 걔가 맞아?' 그랬더니 맞대요."]
당장 가해 학생을 다른 반으로 옮겨달라고 요구했지만, 학교 측은 이미 합의가 된 사안인 만큼, 문제될 것 없다는 입장입니다.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학교장 종결처리 사안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다시 재심의가 될 수가 없어요."]
도 교육청도 별다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피해 학생은 당시의 충격을 떠안은 채, 고통스런 학교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정아입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조정아 기자 (right@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해병대원 특검법’ 부결…“22대 국회 재추진”·“공수처 수사 지켜보자”
- 1단 비행중 2분만에 폭발…북, 성공한 엔진 두고 왜 새 엔진 서둘렀나
- [단독] 평가관이 ‘고의 추락’ 제안 까지…의혹 관련 조사 착수
- 어깨 무거워진 공수처…“텔레그램·통화기록 분석 집중”
- SK하이닉스 반도체 기술 ‘HKMG’ 중국으로…“수천 억 손실 추정”
- 군, 경찰에 ‘얼차려’ 혐의자 2명 이첩…증상에 따른 사인 분석 중
- ‘고양이 목에 방울’…단속 차량에 ‘위치추적기’ 실형
- 청년의 ‘울산탈출’…‘킹산직도 여성도 없는 도시’
- 성추행 가해자와 같은 반…학교는 “방법 없어”
- ‘엄마는 강하다’…희소병 아들 위해 천여km 강행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