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마스 겨냥 예방적 조치” 이스라엘 두둔…레드라인 넘어도 눈감나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난민촌을 공습해 민간인 사상자가 다수 발생했는데도 미국이 이스라엘군을 두둔했다.
미 백악관은 27일(현지시간)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공격할 권리가 있으며, 우리는 이번 공습이 이스라엘 민간인을 공격한 책임이 있는 하마스 고위급 테러리스트 2명을 죽인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전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라파 북서쪽 탈 알술탄 난민촌을 공격해 민간인 최소 45명이 숨진 사건에 대해 ‘하마스를 겨냥한 것’이라는 이스라엘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백악관은 “하지만 우리가 분명히 해왔듯 이스라엘은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예방 조치를 해야 한다”며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평가하기 위해 현장에 있는 이스라엘군(IDF)과 파트너들을 적극적으로 접촉하고 있으며, IDF가 조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이번 이스라엘군의 공격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언급한 ‘레드라인’을 넘은 것인지를 백악관이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8일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라파에 대규모 공격을 해 레드라인을 넘으면 이스라엘에 공격용 무기와 폭탄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진작에 ‘선’을 넘었고, 미국이 이에 눈감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군이 라파 중심부 근처에서 하마스와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고, 워싱턴포스트(WP)도 구호단체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라파에서 이미 중대한 군사 작전이 진행 중이며, 민간인이 도움받을 수 있는 부분이 제한적이라고 전했다.
그런데도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22일 “지금까지 우리가 본 바로 이스라엘군의 작전은 표적을 노렸고,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미국은 유엔 최고법원인 국제사법재판소(ICJ)가 지난 24일 이스라엘에 라파 군사 작전을 중단하라고 명령했을 때도 별다른 논평을 하지 않았다. WP는 “2022년 3월 ICJ가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침공을 중단하라고 명령했을 때 조 바이든 행정부가 환영 성명을 낸 것과 대조적”이라고 꼬집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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