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수술로 실손보험금 챙긴 병원 일당...원장은 마약류 취해 진료
고액 보험금 청구 가능…수술·위장도 쉬운 질환
9개월간 보험사 31곳에서 12억 원가량 부당 수령
손해사정 대비 지침 교육…일부러 수술 상처 내기도
[앵커]
가짜 환자를 모아 수술한 척 서류를 꾸며 십억 원이 넘는 실손 보험금을 부당하게 타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병원장까지 가담한 보험사기였는데, 해당 병원장 등 의사 두 명은 상습적으로 마약류를 투약한 채 환자 진료를 본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보도에 김이영 기자입니다.
[기자]
사복을 입은 경찰관 여럿이 병원으로 들이닥치고, 수술복을 입은 의사에게 압수수색 영장을 내밉니다.
레이저 기기를 비롯해 각종 시술 도구가 가득한 내부.
일반 병원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수백 차례 보험 사기가 벌어진 현장입니다.
30대 병원장 A 씨 등은 브로커들과 공모해 실손 보험을 든 가짜 환자들을 모집하고, 여유증이나 다한증으로 수술을 받은 것처럼 꾸며 보험금을 타냈습니다.
[김승주 / 메리츠화재해상보험 SIU 파트 보험범죄 조사실장 : 통상적인 일반 성형수술 같으면 코라든지 눈 같은 경우는 노출돼있는 부위기 때문에 굳이 뭐 따로 안 봐도 되지만 이 부분(가슴)은 볼 수가 없는 부위라서 조사하기 굉장히 까다로운….]
고액을 청구할 수 있고 비교적 수술이 쉬워, 위장도 쉬운 질환이라는 점을 노렸습니다.
이들이 환자를 수술한 것처럼 꾸민 허위 의무기록들입니다. 모두 2백 건이 넘는데 쌓아 보니 제 어깨에 닿을 정도입니다.
이렇게 재작년 말부터 9개월 동안 서른 곳이 넘는 보험사로부터 부당하게 타낸 보험금이 12억 원이 넘습니다.
이들은 A 씨를 중심으로 가짜 환자 모집부터 보험금 청구까지 역할을 나눠 체계적으로 범행했습니다.
병원 관계자들은 손해사정사의 검증을 대비해 지침을 만들어 가짜 환자들을 교육하고, 수술한 척 가슴에 상처를 낸 다른 환자의 사진을 도용해 보험사의 눈을 속이기도 했습니다.
더구나 보험금 지급이 늦어지면 브로커들이 피보험자 가족 행세를 하며 금융감독원에 민원까지 넣었습니다.
[최승우 /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형사기동3팀장 : 병원장이 직접 관여한 거고 총괄한 거지 않습니까? 병원에서 보험금에 필요한 각종 서류들을 발급해줬고 그에 따라 보험금 청구가 되기 때문에 훨씬 수월하게 되죠.]
심지어 A 씨 등 의사 두 명은 프로포폴 투약을 목적으로 한 미용 시술 영업을 일삼는가 하면,
본인들도 상습적으로 마약류를 투약한 채, 진료를 보거나 수술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병원 관계자들과 브로커, 가짜환자까지 모두 174명을 입건하고 이 가운데 5명을 구속했습니다.
YTN 김이영입니다.
촬영기자; 심원보
디자인; 오재영
YTN 김이영 (kimyy08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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