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영부영하더니 결국”…민생법안들 우르르 22대 국회로

위지혜 기자(wee.jihae@mk.co.kr) 2024. 5. 28.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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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가 마지막까지 극한 대립을 이어가면서 시급한 민생·경제 법안들이 결국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28일 열린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는 '전세사기특별법' 등 일부 법안만 야당 주도로 처리됐다.

통상 정치권은 총선 이후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비쟁점 민생법안들을 처리하는 전통을 지켜왔었다.

하지만 21대 국회에서는 채상병 특검법 등을 두고 여야 대치가 막판까지 이어지면서 비쟁점 민생법안들이 대거 폐기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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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법안 외면한 ‘빈손국회’
구하라법·K칩스법 연장 불발
연금개혁도 22대 국회로 넘겨
28일 오후 국회에서 재의결 안건으로 상정된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 등을 표결하는 본회의가 열리고 있다. [제공=연합뉴스]
21대 국회가 마지막까지 극한 대립을 이어가면서 시급한 민생·경제 법안들이 결국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28일 열린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는 ‘전세사기특별법’ 등 일부 법안만 야당 주도로 처리됐다. 이날 처리되지 못한 법안들은 결국 폐기될 운명에 처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여야가 합의점을 찾았으나 ‘채상병 특검법’ 정국으로 더이상 논의가 진전되지 못한 채 상임위에 계류된 법안들이다.

대표적인 법안은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을 짓기 위한 ‘고준위 방사성 관리 특별법(고준위방폐법)’이다. 이 법은 여야가 총선 이후 ‘해상풍력 특별법’과 함께 처리하기로 합의하면서 막판 통과가 예상됐다. 그러나 채상병특검법을 둘러싼 여야 대치로 여당의 ‘상임위 보이콧’이 이어지자 이 법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도 오르지 못한 채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야당 내 일부 ‘강성파’들의 반발로 내부 교통정리가 되지 않은 것 또한 원인이었다.

양육 의무를 다하지 않았거나 자녀를 학대한 부모는 자녀 유산을 상속받지 못하도록 하는 ‘구하라법’도 폐기된다. 이 법은 헌법재판소가 ‘유류분 제도’ 위헌 판결을 내리며 국회 법사위 법안소위를 통과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검사증원법 반대, 국민의힘의 ‘상임위 보이콧’으로 법사위가 열리지 않으면서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구하라법은 20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지만 임기 만료로 한 차례 폐기된 바 있다.

통상 정치권은 총선 이후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비쟁점 민생법안들을 처리하는 전통을 지켜왔었다. 하지만 21대 국회에서는 채상병 특검법 등을 두고 여야 대치가 막판까지 이어지면서 비쟁점 민생법안들이 대거 폐기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총선 이후 여야가 협치를 통해 본회의에서 통과시킨 법안은 ‘이태원 참사 특별법’ 가 유일하다.

이런 과정에서 주요 경제 법안들도 대거 좌초됐다. 올해로 일몰을 맞는 ‘K칩스법’의 연장안은 여야 모두 공감대를 형성했음에도 기획재정위원회에 계류돼 폐기될 전망이다. 이 법은 반도체·2차전지 같은 국가전략기술에 시설 투자를 하면 15~25%의 세금을 돌려주는 네용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다. 정부의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를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제한하는 재정준칙 법제화, 휴대폰 구입비 부담을 낮추는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법) 폐지도 22대 국회의 과제로 넘어갔다.

이외에도 육아휴직 기간을 최대 3년까지 늘리는 ‘모성보호 3법’(남녀고용평등법·고용보험법·근로기준법 개정안), 대형마트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을 제와하는 유통산업발전법, 인공지능(AI) 산업 육성을 골자로 하는 AI기본법, 비대면 진료를 제도화하는 의료법 개정안, 중대재해처벌법 유예안, ‘로톡법’으로 불리는 변호사법 개정안 등도 국회에 계류된 채 페기 절차를 밟게 됐다.

정부의 3대 개혁과제 중 하나인 ‘연금개혁’도 21대 국회가 마무리하지 못했다. 야당은 원포인트 본회의라도 열어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4%를 담은 모수개혁을 처리하자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을 22대 국회에서 함께 추진하자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국가적 과제인 연금개혁은 22대 국회로 넘어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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