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서 끔찍했고 다시는 보지 말자
메이저리그(MLB) ‘최악의 심판’으로 악명 자자했던 앙헬 에르난데스(63·사진)가 그라운드를 떠난다.
USA투데이는 28일(한국시간) 리그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지난 30년간 선수, 감독, 팬 모두의 분노를 일으켰던 베테랑 야구 심판 앙헬 에르난데스가 MLB에서 은퇴한다”고 전했다. 공식 발표는 29일 예정이다.
에르난데스는 스무 살이던 1981년 플로리다 지역 리그에서 심판 일을 시작했다. 1991년 MLB 심판으로 데뷔했다. 올해로 경력 43년, MLB에서만 30년 넘게 심판을 맡은 베테랑 중 베테랑이다.
그러나 에르난데스는 숱한 오심으로 최악의 심판이라는 평가를 줄곧 받아왔다. 2006년과 2011년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설문조사에서 그는 ‘최악의 야구 심판’ 3위에 올랐다.
지난 시즌 그는 허리를 다쳐 MLB 10경기만 참여했지만, 161차례 오심을 저질렀다. 지난달 13일 휴스턴과 텍사스 경기 때 존 바깥을 훨씬 벗어난 공 3개를 모두 스트라이크로 판정해 ‘명불허전’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가 세 번째 스트라이크로 판정한 공은 17㎝나 존을 벗어나 있었다.
선수들은 공공연히 그를 비난했다. 명예의전당에 헌액된 투수 페드로 마르티네스는 방송에서 “앙헬은 끔찍하다. 리그가 뭔가 조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르티네스가 뛰던 보스턴과 그 라이벌 뉴욕 양키스가 맞붙은 2018년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직후의 일이었다. 시리즈 4차전 1루심으로 나섰던 에르난데스는 경기 내내 오심을 연발했다.
쿠바계 미국인인 에르난데스는 MLB를 상대로 2017년 소송을 제기했다. 인종차별 때문에 자신이 심판조장에서 제외되고, 월드시리즈 심판에 배정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에르난데스는 2021년 지방법원 재판에서 패소했다. 지난해 연방항소법원에서도 같은 판단을 받았다. 당시 항소법원은 판결문에서 “에르난데스는 지난 몇년 동안 백인 심판과 소수인종 심판 사이 승진이나 배정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USA투데이는 “리그 보고서나 통계를 보면 에르난데스를 리그 최악으로 꼽기는 어렵다. 하지만 팬과 선수들의 여론에서 그는 늘 최악의 주심이었다”고 전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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