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세 최고령 ‘현역 춤꾼’ 김매자 “오랫동안 춤추고 싶어 책 썼었다”
번역서 ‘세계 무용사’도 재출간
김매자 창무예술원 이사장은 한국 창작춤의 선구자로 꼽힌다. 1976년 설립한 창무회는 국내 최장수 민간 무용단이다. 81세가 된 지금도 여전히 ‘현역 춤꾼’이라고 자부한다.
김 이사장이 집필한 <한국 무용사>(지식공작소)가 29년 만에 새롭게 출간됐다. 김 이사장이 모교인 이화여대 무용과에서 한국무용사를 강의하며 수집한 국내외 자료를 엮어 1995년 처음 출간한 책이다. 김 이사장은 28일 서울 마포구 창무예술원에서 “오로지 춤이 좋아서 오래오래 춤을 추고 싶다는 마음으로 책을 출간했다”며 “춤의 근원과 역사를 규명하면서 내 춤이 어디에 있는지 살폈다”고 말했다.
새로 나온 <한국 무용사>에는 한국 춤의 기원부터 현대의 춤까지, 한국 무용의 역사를 일별했다. 다양한 춤의 형태를 설명했고, 각종 무보(춤 동작을 기호·그림으로 기록한 것)도 실었다. 첫 출간 당시 있었던 오류를 바로잡고, 1995년 이후 한국 춤의 변화도 넣었다. 김 이사장은 “책이 모두 절판돼 이 책을 다시는 내 인생에서 볼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개정판을 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이 1983년 번역한 <세계 무용사>도 새로 나왔다. ‘춤 인류학자’로 불리는 쿠르트 작스가 1933년 선보인 책이다. 세계 여러 민족의 춤을 폭넓게 다뤄 인류학 서적으로도 볼 수 있는 고전이다. 김 이사장은 “해외 공연 중 서점에서 책을 접했는데, 책 속에 한국 무용인 ‘검무’ 사진이 들어가 있었다”며 “그 사진 한 장에 이끌려서 번역·출간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아프리카 전통춤 공연을 관람하면서 우리 무속춤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고 크게 감동한 적이 있다”며 “우리도, 일본도, 세계 어느 민족도 땅을 딛고 춤을 추는 모습이 유사하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전통춤을 쉼없이 탐구해 한국 창작춤의 새 원형을 제시한 무용가로 평가받는다. 전통춤의 상징과 같았던 한복과 버선을 벗은 채, 삼베 저고리 입고 맨발로 무대에 올라 자유분방한 춤사위를 선보이기도 했다.
백승찬 선임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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