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화성 깨지고 부서지고… 세계유산 관리 ‘엉망’ [현장, 그곳&]

박소민 기자 2024. 5. 2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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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곽 위 돌담 곳곳 깨진 곳 많아... 글로벌 관광지 훼손 ‘방치 눈살’
매년 수십억원 예산 투입 무색 보존 허점… 꼼꼼한 관리 절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 곳곳이 파손된 채 방치되고 있어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28일 오후 수원화성 북암문, 동암문 등 곳곳의 여장옥개석 등 성벽 일부가 파손돼 있다. 윤원규기자

 

“돌담엔 금이 가고 성곽은 부서졌습니다. 수원의 자랑인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을 이렇게 방치해도 되는 건가요?”

28일 오전 10시께 수원화성 동암문. 동암문을 시작으로 연무대를 지나 창룡문까지 이어지는 길목 곳곳에서 성곽의 벽돌이 깨진 채 날카롭게 튀어나와 있었다. 성곽 위에 쌓인 돌담의 대부분은 깨져 있어 내부가 훤히 보였고 모래가 흩날리고 있었다. 부서진 돌 조각들은 성인 보폭 간격마다 바닥에 떨어진 채 방문객들의 발길에 치이고 있었고, 이런 상황은 창룡문까지 이어졌다. 이곳 주민 장경철씨(62)는 “매일 아침 빠지지 않고 이곳을 오는데 돌이 부서진 곳도 많고 조각들도 군데군데 떨어져 있어 치우기도 한다”며 “수원의 자랑인 수원화성을 지자체에서 잘 관리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불만을 제기했다.

같은 날 수원화성의 북동적대 일대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도심 중심인 북동적대를 따라 장안문, 화서문까지 이어지는 성벽 곳곳엔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금이 가 있었다. 돌담은 성곽과 아예 분리돼 있어 손으로 쉽게 들리기까지 했다. 장안문까지 연결된 성곽에선 온전한 형태의 돌담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으며 떨어진 돌 조각들은 행인들의 발에 밟히고 있었다. 뉴질랜드에서 수원화성을 구경하러 왔다는 외국인 관광객 팬씨(28)는 “수원화성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유명해 기대를 품고 찾았지만 여기저기 훼손돼 있어 실망스럽다”고 고개를 저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 곳곳이 파손되는 등 관리되지 않은 채 방치되며, 성곽은 물론 우리의 역사마저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수원화성은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매년 수십억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지만 보수 및 유지에 허점이 드러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 곳곳이 파손된 채 방치되고 있어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28일 오후 수원화성 북암문, 동암문 등 곳곳의 여장옥개석 등 성벽 일부가 파손돼 있다. 윤원규기자

이날 수원특례시에 따르면 시는 매년 예산을 투입해 수원화성을 유지·관리하고 있다. 올해는 약 28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하지만 투입된 예산이 무색하게 현장에선 보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시는 1년에 4번 정기적인 관리를 하고 있지만 인력 부족 등의 문제로 하자가 있는 곳에 대한 보수는 더딘 상황이다.

특히 수원화성은 수원의 대표 세계문화유산이며 관광지로 꼽히는 만큼 철저한 관리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홍영의 국민대 한국역사학과 교수는 “문화재가 훼손된 것은 우리의 역사가 훼손됐다는 것”이라며 “수원화성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보호지킴이’ 등을 통해 철저한 관리를 해야 하며 지자체에선 수시로 모니터링을 통해 꼼꼼한 유지 및 보수에 힘써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정기적으로, 매일 같이 현장 점검에 나서고 있다”면서도 “보수할 곳은 많고 예산은 한정적이라 시급한 곳부터 우선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소민 기자 som@kyeonggi.com
오종민 기자 fiveb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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