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거북섬 예산’ 형평성·실효성 논란
공무원도 “피로도 가중” 불만
시흥시가 최근 제출한 천억원대 지방채 발행 동의안이 재정 건전성 훼손 문제 등 논란 끝에 시의회를 통과(경기일보 23일자 인터넷판)한 가운데 시(市)가 거북섬 등 특정지역 상권살리기에 예산과 행정력을 집중 투입하면서 형평성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거북섬동에 집중 되는 예산이 대부분 일회성, 행사성 예산으로 지역 정치권에서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실효성 문제까지 제기된다.
28일 시흥시와 시흥시의회 등에 따르면 시는 이달 한달 동안 시화MTV에 조성된 거북섬동에서 ‘거북섬 봄 달콤축제’ 및 ‘시흥시장배 서핑대회’ 등 최소 11건의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총 3억5천여만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행사로 관련부서만 9개에 이른다.
시흥시의회 안돈의 의원은 지속사업 및 기반시설 사업비를 포함해 올해 거북섬동에 투입되는 총 예산은 183억원이고, 이 중 행사성 예산은 50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시는 거북섬동 상가 및 오피스텔 등 건물 미분양이 속출하면서 수분양자들이 어려움을 겪자 지난해부터 내부에 거북섬활성화TF팀까지 꾸려 대응해 왔지만, 공직자들도 부서별 현장점검, 현장회의 등으로 내부적으로 피로도가 증가해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공무원노조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달콤축제 절반 이상이 행사 관계자 뿐이다. 사람이 없다’, ‘볼거리도 없고, 사람도 없고 정말 실망이다’, ‘시흥 페스티벌 인 홈피를 보니, 올해 약 60개의 행사가, 행사비만 대략 100억은 들어갈텐데, 이렇게 빚내서 행사를 해야 하나요’ 등 각종 비난성 댓글이 넘쳐나고 있다.
시흥시 한 공직자는 “특정 지역 살리기에 시 예산을 쏟아 붓는 것은 형평성 차원에서 분명 문제”라며 “경기가 살아나야 분양도 되고 사람도 모인다. 행사만 많이 치른다고 경기가 살아 나는 것은 아니질 않나. 애초에 방향설정이 잘못됐다”고 푸념했다.
시의회 이건섭 의원은 “‘모든 길은 거북섬으로 통한다’라는 말까지 생겼다”며 “거북섬동 살리기 위해 시의 재정을 투입하는 것이 거북섬동 상인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나머지 19개동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어떻게 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김형수 기자 vodo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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