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같은 봄 하늘… 유독 파랗고 맑았던 이유

박상현 기자 2024. 5. 28.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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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 주로 오는 ‘찬 이동성 고기압’
봄인데도 가을처럼 건조하고 선선해
화창한 날씨를 보인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바라본 하늘이 푸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4.5.28/뉴스1

28일 전국의 하늘이 가을처럼 청명(淸明)했다. 보통 봄에는 날이 맑더라도 지표에 내려앉은 먼지가 아지랑이 피듯 부유해 뿌연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날은 완연한 가을처럼 하늘이 파랗고, 바람도 선선했다.

가을 같은 날씨가 나타난 건 우리나라에 맑은 날씨를 가져오는 ‘이동성 고기압’의 성격이 여느 봄 때와는 달랐기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28~30일 우리나라는 북쪽에서 내려온 선선하고 건조한 공기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기온이 조금 낮고, 공기는 미세먼지 없이 깨끗하겠다.

봄철에 날이 맑은 건 우리나라가 이동성 고기압 영향에 드는 날이 많기 때문이다. 주로 서쪽에서 오는 이동성 고기압은 공기의 온도가 높다. 더운 공기가 우리나라를 덮으면 낮동안 햇볕에 의해 지표가 달궈지면서 먼지가 부유하게 된다. 먼지 때문에 햇볕이 산란하게 되고, 하늘 색깔도 탁해진다.

28일 서울 중구 소월길에서 파란 하늘 아래로 남산케이블카가 움직이고 있다. 2024.05.28. /뉴시스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이동성 고기압이 꼭 따뜻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북쪽에서 내려올 경우 공기의 온도가 낮고, 찬 공기는 가라앉는 성질이 있어 먼지가 떠다니지 않게 된다. 먼지가 없기 때문에 빛이 산란하는 일도 없고, 하늘도 새파랗게 보인다.

지난주말 우리나라엔 전국적으로 비가 내렸다. 먼지를 한 차례 씻어낸 것이다. 그런데 비구름대를 동반한 저기압이 한반도를 통과한 후, 저기압이 빠져나간 상공을 북쪽에서 내려온 이동성 고기압이 차지하게 됐다. 날이 더 맑아지는 조건이 갖춰진 것이다. 바람이 건조해 습도가 낮아 꿉꿉하지 않고, 미세먼지도 없어 나들이 떠나기 좋은 날씨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가을 같은 봄 날씨는 30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29일은 전국이 대체로 맑은 가운데 일교차가 크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9~16도, 낮 최고기온은 23~29도로 예보됐다. 미세먼지는 전국에서 ‘좋음’~’보통’ 수준을 보이겠다. 31일부턴 다시 따뜻한 이동성 고기압이 들어오면서 기온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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