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고·플랫폼노동자들 “건당 최저임금” 제안

김해정 기자 2024. 5. 28.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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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들이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에서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직종별 최저임금 결정을 요구하는 가운데, 해당 직종 당사자들이 '건당' 최저임금 체계 결정 방식을 제시했다.

'건당'으로 보수를 받는 이들에게 시간급으로 정해지는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것이 낯설 수 있지만, 현행법으로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날 토론회에서 배달플랫폼 노동자들은 '배달 건당' 최저임금액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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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주휴수당과 시간당 건수 반영해 계산 가능”
28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민주노총·정의당·진보당 주최 ‘사각지대 노동자 최저임금 적용 대상 확대를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민주노총 제공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들이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에서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직종별 최저임금 결정을 요구하는 가운데, 해당 직종 당사자들이 ‘건당’ 최저임금 체계 결정 방식을 제시했다. 국외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최저임금(보수)을 정하고 있는 만큼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28일 국회에서 열린 ‘사각지대 노동자 최저임금 적용 대상 확대를 위한 토론회’에서는 최저임금법을 적용받지 못하는 노무제공자·플랫폼노동자의 최저임금 보장을 위한 구체적 방안들이 제시됐다. ‘건당’으로 보수를 받는 이들에게 시간급으로 정해지는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것이 낯설 수 있지만, 현행법으로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최저임금법이 시급으로 최저임금을 정하는 것이 적정하지 않을 경우 생산량 또는 업적의 일정 단위에 의해 최저임금을 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토론회에서 배달플랫폼 노동자들은 ‘배달 건당’ 최저임금액을 제시했다. 일례로 국내 이용자가 가장 많은 ‘배달의민족’의 경우 배달노동자가 받는 건당 수수료는 3000원 정도지만, 보험료·유류비 등의 필요 경비는 배달노동자가 부담해야 한다. 이 때문에 ‘배달 건당’ 최저임금에는 필요 경비가 포함돼야 한다는 것이 라이더유니온의 주장이다. 필요 경비를 얼마로 정할지는 전체 보수의 27.4%를 필요 경비로 공제하는 산재보험법을 차용할 수 있다. 라이더유니온은 이를 바탕으로 시간당 최저임금에 필요 경비와 주휴수당을 더한 뒤 시간당 평균 배달 건수로 나누면 ‘건당 최저임금’을 계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필수 경비와 주휴수당 등을 최저임금에 반영해야 노동자들로선 진짜 최저임금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웹툰작가노조는 작업량에 따라 최소한의 임금을 설정하는 영국의 ‘공정 보수’(Fair Rate) 계산법을 차용했다. 가령 웹툰 한 회차 제작에 평균 40시간 걸린다면 여기에 시간급(9860원)을 곱해 회차당 최저임금을 39만4400원(40시간×9860원)으로 정하는 것이다. 하신아 웹툰작가노조 위원장은 “현재는 회사가 만화 컷 수, 퀄리티 등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고료를 정하고 있어, 웹툰 작가들은 생계유지를 위해 1주 80시간 넘게 일하고 있다”며 “우선 웹툰작가 실태조사를 통해 한 회차당 투입되는 평균 노동시간을 계산한 다음 구체적인 최저임금액을 산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기호운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정책부장은 “다른 국가들처럼 최저임금 심의 과정에서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의 최저임금 또는 적정임금을 보장하기 위한 논의가 시작돼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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