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학봉서 남산까지 전 구간 평탄… 중구 응봉친화숲길 주민 명소로

김승우 서울행복플러스 취재팀 2024. 5. 28. 18:5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약자와의 동행’ 취지에 맞게 전 구간 평탄
황톳길에선 어르신들 담소 나누며 맨발로
지난 22일 응봉친화숲길 전망대 전경. 멀리 남산서울타워와 신라호텔을 비롯해 북악산·북한산 등이 한눈에 보인다. /김승우 서울행복플러스 취재팀

중구는 지난달 26일 무학봉에서 남산까지 5.14km 길이의 ‘응봉친화숲길’을 개통했다. 응봉친화숲길은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취지에 어울리게 전 구간이 계단과 턱이 없는 숲길로 만들어졌다. 임산부와 노약자는 물론 유모차나 휠체어도 쉽게 오갈 수 있다. 기존에 자라던 나무는 그대로 살린 채 벚나무·잣나무·덜꿩나무와 관목·초화 6만주도 새로 심었다.

지난 22일 오후 찾은 응봉친화숲길에는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애견과 산책 나온 청년부터 배낭과 등산스틱을 갖춘 어르신까지 다양한 이용객이 숲길을 거닐었다. 무더운 날씨였지만 숲이 그늘막 역할을 해 걷기에 적합했다. 곳곳에 벤치를 갖춘 쉼터와 운동기구 등도 마련돼 있었다. 강아지를 데리고 온 박수현(25)씨는 “더운 날씨에도 강아지와 산책하기에 무리가 없어 최근 자주 온다”고 했다.

평일인 만큼 숲길에는 어르신들이 많았다. 특히 맨발로 걸을 수 있는 황톳길에는 어르신들이 족욕하듯 황토에 발을 담근 채 담소를 나눴다. 인근 거주민 이인애(65)씨는 “무릎이 안 좋은데도 길이 잘 깔려있어 종종 온다”며 “황톳길을 걸으면 건강해지는 기분”이라고 했다. 자녀가 있는 부부에게도 숲길은 좋은 휴식처다. 봄철이면 벚나무가 아름답게 피는 매봉산 유아숲체험원은 아이들에게 최고의 놀이터가 된다.

응봉친화숲길을 찾은 한 어르신이 황톳길을 걷고 있다. /김승우 서울행복플러스 취재팀

응봉친화숲길의 백미(白眉·여럿 가운데 가장 뛰어난 것)를 꼽으라면 단연 전망대다. 서울의 우수 조망명소로도 선정된 이곳에선 멀리 남산서울타워부터 인왕산·북악산·북한산 등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숲에 가려졌던 도심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면 비로소 서울 한가운데를 거닐고 있었음을 실감하게 된다.

과거 남산의 일부였으나 도로 등으로 단절됐던 무학봉과 대현산, 금호산, 매봉산 등을 보행공간으로 연결한 응봉친화숲길은 도심 속에서 자연을 즐길 수 있는 명소로 입소문이 나고 있다. 올해 말 버티고개 생태육교에서 남산까지 숲길 마지막 구간이 완성되면 중구 동쪽 신당동부터 서쪽 중림동까지 하나의 보행녹지축이 완성된다는 게 중구의 설명이다.

오는 6월 응봉친화숲길에서는 걷기 행사도 열린다. 응봉친화숲길 입구 금호산 맨발공원 광장에 모여 함께 걷는 프로그램이다. 6월 8일, 15일, 22일, 29일 오전 9시 30분부터 11시 30분까지 4회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출발 전 건강지도자의 안내로 준비운동을 하고 올바른 걷기 자세를 배운 후 매봉산까지 자유롭게 걸으면 된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