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만 슬퍼하고 이기는 것이 도리”…최원호 감독과의 이별에 결의 불태우고 있는 채은성 및 한화 선수단 [MK대전]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2024. 5. 28.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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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에게) 잠시만 슬퍼하고 오늘 경기는 경기대로 최선을 다해 이기려 하자. 그게 도리라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갑작스런 사령탑과의 이별로 흔들릴 만도 하지만, 주장 채은성을 비롯한 한화 선수들은 마음을 다잡고 경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한화 이글스는 2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김태형 감독의 롯데 자이언츠와 2024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를 치른다.

28일 경기 전 만난 채은성. 사진(대전)=이한주 기자
최원호 전 감독과 채은성. 사진=김영구 기자
사실 현재 한화의 분위기는 다소 좋지 않다. 최원호 감독 및 박찬혁 대표이사가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사퇴한 까닭이다. 일단 한화는 정경배 감독 대행 체제로 운영하며 새 감독 물색 작업에 나설 전망이다.

최원호 전 감독은 이날 오후 1시경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선수단과 만나 마지막 인사를 했다. 그는 “우리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팀도 성적 안 좋을 때는 변화를 통해 빨리 정상궤도에 오르려 한다. 우리 선수들이 캠프 때부터 코치님들과 호흡을 맞춰 잘 준비했다고 생각한다. 지금 좋은 흐름을 타고 있으니 누구와 함께하든 여러분들은 선수 본연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길 바란다. 그렇게 하면 우리가 스프링캠프 때부터 목표로 했던 포스트시즌에 올라갈 것이라 믿는다”며 “밖에서 응원 많이 할테니, 우리가 목표로 하는 포스트시즌에 꼭 가주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끝까지 선수들을 향해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최원호 전 감독과 정경배 감독 대행. 사진=김영구 기자
이에 정경배 감독 대행은 최원호 전 감독에게 미안한 마음을 내비쳤다. 경기 전 만난 정 대행은 ”(최원호 감독께)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 그 말 외에는 제가 딱히 뭐라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제가 좀 더 잘했어야 하고 더 도와드렸어야 했다. 저도 코치 생활하면서 중간에 감독님 나가신 것이 이번이 두 번째다. (최원호 감독은) 40년 된 친구이기도 하고 많이 울었다. 그냥 미안하고 죄송하다 말씀드렸다“고 힘겹게 말을 이었다.

이어 빠르게 팀 분위기를 추스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정경배 감독 대행은 고참들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어린 선수들은 모를 수도 있다. (류)현진이, (채)은성이를 비롯한 고참 선수들에게 어린 선수들을 끌어서 잘 해달라고 했다. 오히려 코치나 이런 사람들보다 더 영향력이 있기 때문에 잘 끌어달라고 부탁했다“고 전했다.

최원호 감독과 이별하게 된 채은성은 결의를 불태웠다. 사진=천정환 기자
그러자 주장 채은성도 책임을 통감함과 동시에 의지를 불태웠다. 그는 ”감독님이 기분좋게 나가신 것이 아니다. 결국에는 선수들이 못해서 이런 결과가 났다. 열심히 준비해서 이기려고 노력해야 한다. 감독님의 부탁이시기도 했다. 겨울 때부터 준비했던 목표대로 계속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하셨다. 그것 밖에 할 게 없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그러면서 채은성은 ”(류)현진이 형 뿐 아니라 고참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우리가 할 수 없는 영역이지만, 선수들의 몫이 가장 컸다. 좋은 결과가 있었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우리가 못했기 때문에 이런 결정이 났다. 누구를 탓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4월 6승 17패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한화는 최근 6경기에서 5승 1패로 반등 중이었다. 그러나 최원호 전 감독은 4월부터 이미 자진사퇴를 고민하고 있었고, 23일 하루지만, 팀이 최하위로 떨어지자 마음을 굳혔다.

채은성은 ”경기가 아직 많이 남았고, 좋은 분위기가 다져지는 상황이었는데, 이런 결정이 나 좀 아쉽다. 안타깝지만 결과물이 이렇게 난 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우리가 못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 그리고 아직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남은 경기가 많다. 먼저 나가신 감독님, 대표이사님 때문이라도 남은 경기 더 열심히 하고, 목표한대로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하자고 선수들에게 이야기했다“고 강조했다.

채은성이 활약한다면 한화는 큰 힘을 얻게 된다. 사진=김영구 기자
한화에 진심이었던 박찬혁 전 대표이사. 사진=한화 제공
특히 채은성에게 자신을 자유계약(FA)선수로 영입한 박찬혁 전 대표이사는 각별할 수 밖에 없을 터.

채은성은 ”너무 안타깝다. 제가 FA 계약을 할 때 사장님을 처음 뵈었다. 여러 사장님들을 뵈었지만, 우리 사장님 같은 분은 못 뵌 것 같다. 앞으로도 못 뵐 것 같다“며 ”선수들에게 너무 진심이셨고,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셨다. 어떻게 하면 선수들이 잘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항상 하셨다. 선수들과 의견도 많이 나누시고 어떻게 하면 좋은 분위기가 될까 적극 지원해주셨다. 그 부분도 많이 아쉽다“고 한숨을 쉬었다.

일단 벌어진 일은 벌어진 일이고, 경기를 해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채은성 역시 ”감독님 말씀하시고 제가 선수들에게 따로 이야기했다. ’이미 일은 벌어졌고, 우리는 또 계속 해 나가야 한다. 잠시만 슬퍼하고 오늘 경기는 경기대로 최선 다해서 이기려 하자. 그게 도리라 생각한다. 잘 되가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우리 일‘이라고 이야기했다“고 결의를 불태우며 그라운드로 나섰다.

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한화 선수단. 사진(대전)=이한주 기자
대전=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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