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윤식의 e런 사람] '피넛' 한왕호, "T1-젠지 꺾어야 롤드컵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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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치른 첫 번째 시즌, 한화생명은 최종 결승 진출전에서 T1에 패하며 우승의 꿈을 이루지는 못했다. 하지만 시즌 초반과 비교해 분명 발전한 경기력으로 희망을 품은 채 시즌을 마쳤다. 한화생명 이적 후 치열했던 첫 시즌을 소화한 한왕호를 캠프원에서 만날 수 있었다. 휴가 후 복귀한 한왕호는 스프링을 돌아보며 "스스로 경쟁력을 느꼈다"고 평가했다.
▶아쉬움 남은 스프링, 그 안에서 발견한 희망
지난 스프링 마지막 경기 패배 후 인터뷰를 위해 자리한 한왕호의 표정엔 그 어느 때보다도 진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당시 한왕호는 "아쉬움이 크다. 끝나고 나서 이야기하면서도 이길 요인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더 아쉽다"는 말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당시를 떠올린 그는 '고치기 쉬운 간단한 실수들'이 쌓였다고 돌아봤다.
한왕호는 "고치기 어려운 문제로 졌다기보다는 만약에 경기를 10번 하면, 거의 9번 정도는 나오지 않을 정도의 간단한 실수들로 실점했다고 생각한다. 젠지전부터 너무 아쉬웠다"며 "물론 젠지가 실력이 더 좋았던 것도 맞지만, 그럼에도 충분히 이길 수 있던 날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이야기했다.
이어서 "T1을 다시 만났을 때 역시 충분히 이길 수 있을 만한 것 같다는 생각에 너무 아쉬웠다"며 "그리고 한화생명이 지금의 이름을 가진 후부터 결승전에 간 적이 없다 보니까, 꼭 결승전에 이 팀과 같이 가고 싶었다. 그런 부분들 때문에 더 아쉬움이 남는 것 같다"고 지난 플레이오프를 회상했다.
그럼에도 한왕호는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희망을 봤다고 한다. 그는 "시즌을 치르며 T1이나 젠지를 많이 이기지 못했다. 물론 젠지는 스프링 시즌 끝내 이기지 못했지만, T1은 이겨본 기억을 가지게 됐고, 젠지전 역시 충분히 할 만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경쟁력 있는 팀이라고 스스로 알게 된 부분이 시즌을 치르면 얻게 된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피넛'이 바라본 MSI와 라인 스와프 메타
그러면서 "또, 팀마다 챔피언 풀이 다를 수는 있어도 확실히 젠지는 엄청 다르다고 느꼈다. '캐니언' 김건부의 니달리도 그렇고, '기인' 김기인의 트위스티드 페이트, 크산테도 인상적이었다"며 "이게 그들의 챔피언 폭이 지금 메타와 엄청 잘 맞는 건지, 그냥 그 챔피언을 잘하는 건지는 저도 잘 모르겠는데, 이번 MSI에서는 확실히 젠지 상체가 챔피언 폭이 엄청 넓다고 느꼈다"며 젠지를 높게 평가했다.
라인 스와프 메타의 경우 과거 LCK가 가장 잘 다루는 전략이기도 했다. 이후 포탑 변경 패치로 사장됐다가, 최근 MSI에서 다시 한 번 유행한 것이다. 그리고 한왕호는 LCK에서 뛰는 선수 중 과거의 라인 스와프를 경험한 몇 안 되는 현역 선수기도 하다. 한왕호는 "평범한 라인전을 안 하게 되고, 운영 싸움이나 초반에 전략을 봐야 한다"는 이유를 들며 라인 스와프 메타가 재밌다는 생각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운적인 요소도 심하다. 그걸 줄일 방법도 있지만, 어쨌든 운적인 요소가 작용한다"며 자신이 생각하는 단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여기에 과거 경험한 라인 스와프 메타와 현재의 라인 스와프 메타 간 차이를 묻자, 그는 "그땐 진짜 운적인 요소가 심했다. 그래서 그걸 줄이려고 탑 2차까지 가서 와드를 설치하는 등 정말 많이 준비했다. 정확히 기억나는 건 락스 시절 스프링 시즌에 T1과 결승을 앞두고 저희가 라인 스와프를 정말 많이 갈고 닦았다. 스크림 때는 저희가 운영을 너무 잘했는데, 결승에서는 한 번도 성공 못 했다"고 옛 생각에 미소 지으며 "(지금의 라인 스와프는)아직 연습을 많이 해보지 못해서 어떤 점이 크게 다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아직은 예측하기 힘든 서머 메타
한왕호는 "사실 지금 시점에서는 거의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대회가 많이 남았다 보니까 무조건 패치가 될 거다"라며 "예를 들어 카서스 승률이 너무 높다 싶으면 결국 AP 아이템을 하향하는 방식의 변화가 있을 거라 지금은 거의 의미 없다고 봐도 무방한 것 같다. 오히려 지금 막 패치 바뀌었을 때 챔피언이 너무 강하면 사실상 대회에서는 못 쓸 확률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서 한왕호는 MSI에서 주류로 자리 잡았던 라인 스와프 메타에 대해서도 비슷한 생각을 전했다. 그는 "보는 사람 입장에서 피곤하거나, 게임에 대한 좋은 접근 방식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라이엇에서 충분히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왜냐면 라인 스와프가 줄곧 있던 게 아니잖나. 그리고 포탑 골드 등의 패치로 한동안 라인 스와프를 하지 말라고 했다 보니, 서머 때도 충분히 다시 하지 말라고 패치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라이엇은 14.11 패치를 통해 5분 이전에 탑, 미드 라인 포탑이 챔피언에게 입는 피해 감소량을 50%에서 75%로 늘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왕호는 14.7 패치를 통해 새롭게 변신한 스카너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탑에 이어 정글에서도 쓰이기 시작했는데, 한왕호는 스카너의 정글 등장을 긍정적으로 보지는 않았다. 그는 "시즌 초기화 후 솔로 랭크가 다시 열렸을 때 스카너 정글이 하향 당했다. 스크림에서도 몇 번씩 기용하고는 있는데 확실히 탑에 쓸 때가 좀 더 좋은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 충분히 정글로 쓸 수 있다 보지만, 아직 유의미한 데이터는 있지 않다. 솔로 랭크나 스크림에서 등장 빈도만 봐도 탑이 훨씬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경쟁력 있음을 알고 있다"
이어서 한왕호는 스프링 경기력에 만족감을 보이면서도 서머에는 덜 불안하게 시즌을 출발했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스프링도 솔직히 경기력이 조금 불안정했던 거지 시즌 초반 역시 T1, 젠지 빼고는 다 이겼으니까 저는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서머 역시 더 잘할 수 있으면 좋겠고, 스프링보다는 조금 덜 불안하게 시작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서머 개막을 앞두고 한왕호는 부담감을 가지기보다는 스프링과 비슷하게 임하겠단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그는 "어쨌든 스프링 때 저희가 경쟁력이 있음을 스스로 알게 됐다. 그렇기 때문에 서머도 너무 부담 가질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며 "스프링과 비슷하게 가도 저는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스프링 당시 결국 끝에 가서 저희 경기력이 올라왔듯이 서머도 그게 제일 핵심이다.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노력 많이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마지막으로 한왕호는 팬들을 향한 인사 역시 잊지 않았다. 그는 "아직 서머 개막까지 남았는데 그동안 건강 관리 잘하고, 대회 준비도 잘하면서 서머 좋은 출발할 수 있도록 노력 많이 하겠다"며 "그동안 팬분들도 건강하시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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