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갑 푼 채 도망친 '경복궁 낙서 사주범'…"경찰 비판 받아도 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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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낙서를 지시한 혐의로 구속된 '이 팀장'이 경찰 조사를 받던 중 도주했다가 다시 붙잡혔다.
이번 '이 팀장' 도주 사건을 놓고 시도경찰청 소속 한 경찰관은 "있어선 안 되는 일이다. 경복궁 낙서 테러 같은 주요 사건 피의자를 경찰이 놓치는 건 납득하기 어려운 중대한 실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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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시간 만에 다시 붙잡았지만 "있어선 안 되는 일"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경복궁 낙서를 지시한 혐의로 구속된 '이 팀장'이 경찰 조사를 받던 중 도주했다가 다시 붙잡혔다. 구속된 상태에서 피의자가 도주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담배를 피우고 싶다'는 말에 수갑을 풀어준 게 화근이 됐다. 이에 경찰 내부에서도 "납득하기 어려운 실수"라며 "비판받아도 할 말 없다"는 쓴소리가 나온다.
28일 경찰에 따르면 일명 '이 팀장'으로 불리는 강 모 씨(30·남)는 이날 오후 1시 50분쯤 서울 종로구 옥인동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 청사 1층에서 도주했다. 강 씨는 조사 도중 쉬는 시간을 틈타 '담배를 피우고 싶다'고 요청해 수갑을 푼 상태에서 흡연한 후 갑자기 울타리를 뛰어넘어 도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수사관 2명이 강 씨를 감시하고 있었다.
이후 경찰은 이날 오후 3시 40분쯤 인근 교회 건물 2층 옷장에 숨어 있던 강 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가용 인원을 총동원하고,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강 씨를 수색했다.
경찰이 약 1시간 50분 만에 피의자를 다시 붙잡긴 했지만, 범행 후 약 5개월 만에 공들여 체포한 피의자를 관리 소홀로 놓쳤다는 점에서 경찰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지난 3월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체포된 마약 범죄 피의자를 현장에서 놓친 바 있다. 해당 피의자는 다시 검거됐지만, 이를 사후 보고했다는 이유로 당시 마약범죄수사대장이었던 탁 모 총경은 지난 4월 지하철경찰대장으로 문책성 전보 조치됐다.
지난 10일에는 불법체류 사실이 드러나 체포된 네팔 국적 30대 남성이 서울 종로경찰서 지구대에서 도주했다가 하루 만에 붙잡히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해 6월에는 불법 도박 혐의로 체포된 베트남인 10명이 광주 광산경찰서 지구대에서 창문을 통해 집단 도주했다가 다시 검거됐다. 해당 경찰서 산하 파출소에서는 2022년 7월에도 사기 혐의로 지명수배된 30대 남성이 도주했다가 7시간 만에 다시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수갑을 채우지 않은 상태에서 경찰관 1명만 동행해 건물 밖에서 담배를 피울 수 있도록 허락했다가 벌어진 일이다.
형법 제145조(도주죄)에 따르면 법률에 따라 체포되거나 구금된 자가 도주한 경우 1년 이하 징역에 처한다.
이번 '이 팀장' 도주 사건을 놓고 시도경찰청 소속 한 경찰관은 "있어선 안 되는 일이다. 경복궁 낙서 테러 같은 주요 사건 피의자를 경찰이 놓치는 건 납득하기 어려운 중대한 실수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경찰 간부는 "다행히 빠른 시간 안에 검거됐지만, 구속된 피의자를 놓친 건 경찰이 뭐라고 비판받아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구속 상태라는 건 사안이 심각하고 신병을 확보해 수사할 필요가 있다는 건데, 피의자를 철저하게 관리했어야 한다"며 "당시 경위를 파악해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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