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북미 냉난방 시장 공략 위해 ‘레녹스’와 합작

삼성전자가 미국 냉난방공조 기업 레녹스와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미국 냉난방공조 기업 레녹스와 합작법인을 세워 북미 가정용·상업용 에어컨 시장 공략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레녹스와 ‘삼성 레녹스 에이치브이에이시(HVAC, 난방·환기·냉방) 북미’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고 28일 밝혔다. 레녹스는 북미 지역 주거·상업용 에어컨 시장에서 손꼽히는 기업이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으로 북미 지역 판로와 사업 시너지를 넓히겠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계획이다. 합작법인은 삼성전자 50.1%, 레녹스 49.9% 지분으로 올해 하반기 미국 텍사스주 로아노크에서 출범할 예정이다. 투자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레녹스와의 협업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한국 등 아시아권과 북미 지역의 주된 냉방 방식 차이 때문이다. 아시아권에서는 천장에 공기순환을 위한 통로(덕트)를 설치하지 않고 에어컨 바람으로만 냉방하는 개별공조 방식이 일반적이다. 가정에서 실외기와 에어컨으로 냉방하는 방식이 대표적인 개별공조 방식이다.

반면, 전장이 높은 단독주택 중심의 북미 지역에서는 천장에 공기 통로를 설치해 냉방하는 중앙공조 방식이 우세하다. 중·대형 사무 빌딩이나 대형 쇼핑몰처럼 개별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고 중앙공조기에서 천장에 뚫린 구멍으로 찬바람을 불어 넣어 여러 공간의 실내 온도를 낮추는 방식이다. 하지만 도시화와 인구 증가 등으로 최근 북미지역에서 공동주택과 중소빌딩 공급이 많아지면서 개별공조 방식과 중앙공조 방식을 합친 ‘결합형’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레녹스 유통망을 활용해 성장세가 높은 개별공조 제품의 판매 채널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외 공조시장 조사업체 비스리아 자료를 보면, 북미 공조시장 규모는 올해 320억 달러에서 2034년 488억 달러로 앞으로 10년 동안 5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개별공조 제품에는 기기 사이 연결과 제어가 가능한 ‘스마트싱스’와 집 전체 전력 사용량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스마트싱스 에너지’ 기능을 담을 예정”이라며 “에어컨 외에도 가전제품, 티브이(TV) 등 다양한 제품 등으로 사업 기회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