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자’ 신선한 시나리오·새로운 도전...그리고 갈리는 호불호 [솔직리뷰]

금빛나 MK스포츠 기자(shine917@mkculture.com) 2024. 5. 2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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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창대하나 끝은 미약했다.

'죽음을 설계한다'는 소재는 신선하고 이요섭 감독의 도전적이면서도 새로운 시도 또한 돋보였으며 강동원을 필두로 배우들의 연기 또한 두말할 나위 없이 좋았으나, 문제는 정작 이들이 만나 만들어 낸 '설계자'라는 결과물은 엉성하고 지루하다는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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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창대하나 끝은 미약했다.

‘죽음을 설계한다’는 소재는 신선하고 이요섭 감독의 도전적이면서도 새로운 시도 또한 돋보였으며 강동원을 필두로 배우들의 연기 또한 두말할 나위 없이 좋았으나, 문제는 정작 이들이 만나 만들어 낸 ‘설계자’라는 결과물은 엉성하고 지루하다는 사실이었다.

‘설계자’는 의뢰받은 청부 살인을 완벽한 사고사로 조작하는 삼광보안 팀의 리더 영일(강동원)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2009년 개봉했던 홍콩영화 ‘엑시던트’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설계자’는 의뢰받은 청부 살인을 완벽한 사고사로 조작하는 삼광보안 팀의 리더 영일(강동원)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2009년 개봉했던 홍콩영화 ‘엑시던트’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 사진 = ‘설계자’
영화는 조작된 사고 현장에 늘 존재하는 설계자 영일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시작은 좋았다. 영일을 중심으로 삼광보안의 베테랑 재키(이미숙)와 변신의 귀재 월천(이현욱) 막내 점만(탕준상)이 인도하는 죽음으로의 설계는 잘 짜여진 범죄물을 보는 재미를 더하며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선보이는 ‘우연을 가장한 살인’으로 상업영화로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듯했던 ‘설계자’의 분위기가 심리극으로 전환된 건 검찰총장 후보이자 자신의 아버지(주홍파)를 사고사로 위장해 살인해달라는 딸 영선(정은채)의 의뢰를 받은 영일은 동료들과 사고를 설계하기 시작하면서이다.

언제나 그랬듯 우연한 사고를 가장한 죽음을 위한 완벽한 설계를 그려나가지만, 어느 순간부터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보험 전문가 이치현(이무생)이 등장하면서 사건은 더욱 복잡하게 꼬여간다. 여기에 전개가 계속 될수록 ‘아군과 적군’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서로를 의심하는 모습은 어느 순간 피로감을 유발한다.

삼광보안 팀원들의 캐릭터 또한 무너진다. 영일이 의심하는 만큼, 팀원들의 능력은 무력해지고, 찝찝한 뒷맛이 맴도는 이들의 마지막은 허무한 감정까지 전해준다. 존재감 또한 특별출연으로 등장한 짝눈(이종석)에 가려진다. 특별출연이 주는 임팩트가 지나치게 크다보니 상대적으로 주요 캐릭터들이 무매력으로 느껴진다.

‘설계자’는 의뢰받은 청부 살인을 완벽한 사고사로 조작하는 삼광보안 팀의 리더 영일(강동원)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2009년 개봉했던 홍콩영화 ‘엑시던트’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 사진 = ‘설계자’
영일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 인물인 만큼 주요하게 다뤄지는 ‘짝눈’의 존재는 양날의 검과 같다. 이종석은 어딘가 위태롭고 모성애를 자극하는 짝눈을 매력적으로 표현했을 뿐아니라, 영일과의 케미까지 펼치며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사실 다 떠나서 강동원과 이종석이 만들어 내는 ‘흑백’의 비주얼 합과 두 미남을 나란히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감이 충만하나, 문제는 어느 순간 ‘부’가 ‘주’가 돼 버린다는 것이다.
‘설계자’는 의뢰받은 청부 살인을 완벽한 사고사로 조작하는 삼광보안 팀의 리더 영일(강동원)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2009년 개봉했던 홍콩영화 ‘엑시던트’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 사진 = ‘설계자’
가장 큰 문제는 영화의 주된 감정이 되는 의심과 불안, 혼돈을 지나치게 중시하다 보니, 흐름이 부자연스러우며, 사건의 개연성 또한 어색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감정과 사건들이 복잡하게 섞여있다보니, 전하고자 하는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강동원은 영일이 더 이상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되며 혼란에 휩싸이는 과정을 충실하게 표현했지만, 그와 같이 혼돈에 휩싸인 관객들은 그의 연기마저 낯설게 느껴진다. 이 마저 감독이 의도한 바였다면 더 이상 덧붙일 말은 없지만, 비슷한 감정들이 반복되니 이를 지켜보는 관객의 입장에선는 지루할 따름이다. 여기에 이슈를 통해 새로운 이슈를 낳는 가짜 뉴스와 사이버 렉카들의 등장은 지나치게 어수선하며, 왜 등장을 했어야 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신선한 시나리오가 영화계에 던지는·새로운 도전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좋은 소재에 제대로 요리되지 못한 영화로 볼 것인지에 대한 답은 보는 이에 달렸지만, ‘설계자’ 자체가 호불호가 갈린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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