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연 선배의 ‘유니버스’와 어떻게 다르냐고요?”[편파적인 디렉터스뷰]

하경헌 기자 2024. 5. 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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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오리지널 예능 ‘여고추리반 3’의 연출을 맡은 임수정PD. 사진 티빙



악당 퇴치와 정의 구현을 위해 노력하는 ‘여고추리반’이 다시 돌아왔다. 시즌 2가 티빙에서 지난 2022년 2월25일, tvN에서는 같은 해 7월31일 막을 내린 후 거의 2년여 만이다. 박지윤, 재재, 장도연, 비비, 최예나 다섯 멤버가 이번에는 ‘송화여자고등학교’에 전학을 왔다.

한때 ‘대탈출’ 시리즈와 함께 tvN 추리 예능을 이끌던 ‘여고추리반’은 그 산파이자 아빠 역할을 했던 정종연PD의 이적으로 중대한 변곡점을 맞았다. 집요하긴 하지만 그만큼의 결과물을 뽑아냈던 그의 공백은 과연 어떤 영향이 있었을까. 시즌 3 선장이 된 임수정PD는 할 이야기가 많았다.

티빙 오리지널 예능 ‘여고추리반 3’ 포스터. 사진 티빙



■ 쟁점 1. ‘정종연의 유니버스’와는 어떻게 다른가?

정종연PD는 CJ ENM 재직 당시부터 추리 예능의 대가로 유명했다. ‘더 지니어스’ 시리즈, ‘소사이어티 게임’과 ‘대탈출’ ‘여고추리반’까지 tvN의 추리 예능 세계관 이른바 ‘DTCU(대탈출유니버스)’의 근간을 세웠다. 김태호PD의 제작사 TEO로 이적한 후에는 넷플릭스 ‘데블스 플랜’을 성공시켰다.

“저 역시도 시즌 1, 2를 한 사람으로서 ‘여고추리반’의 IP(지식재산권)이 사라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아무래도 1, 2를 보신 분들이 ‘현실성이 좀 부족하지 않나’ 이야기를 하신 부분이 있어 그런 부분은 개선하고 싶었어요. 청소년 범죄에 많은 부분이 최근 도박이었고, 스포츠를 하는 학교의 설정을 해보고 싶었죠.”

티빙 오리지널 예능 ‘여고추리반 3’의 연출을 맡은 임수정PD. 사진 티빙



현실성을 가미했더라도 역시 시리즈다. 이전의 작품들과 이어지는 것들도 많아야 한다. 정종연PD 역시 조금씩 조언을 하며 임PD를 도왔고 최근 공개된 6회에서는 배경이 되는 학교의 이사장 ‘정종현’ 역할로 얼굴이 등장하기도 했다.

“선배는 내용으로 이야기하시는 건 없으세요. 저를 존중하는 부분이라고 보는데, 촬영 들어가거나 편성이 들어갈 때 말씀을 전해주세요. 무엇보다 강조하시는 게 선생님 역할로는 ‘꼭 개그맨을 쓰라’고 해주시거든요. 시즌 1 문상훈, 시즌 2 신규진씨의 섭외가 그것 때문이었고, 이번에는 김두현, 남호연씨가 출연해요. 개그맨분들이 유연해서 상황 대처를 잘하시죠.”

티빙 오리지널 예능 ‘여고추리반 3’ 한 장면. 사진 티빙



■ 쟁점 2. 호러 코드는 왜 도입했나?

물론 신비한 사건이 깃든 학교를 찾아가 다섯 명의 추리반이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여고추리반’의 큰 틀이지만, 이번에는 조금 더 호러, 공포 코드의 추가가 돋보인다. 일단 초반 저주에 의한 과거 죽음을 내비치면서 장도연을 그다음 목표로 꼽아 멤버들을 무섭게 했다. 중반 이후에는 아예 폐건물이 된 기숙사에 들어가 공포체험에 나선다.

“시즌을 준비하면 많은 아이디어를 주시는데 ‘여고괴담’의 스타일을 한 번 정도는 해보고 싶었어요. 현장이 충남 예산의 한 폐교였는데 실제로 밤이 되면 어둡고 무서워서 출연자들의 공포가 컸어요. 학생들이 비틀거리면서 피를 흘리고 지나가는 장면은 나중에 봐도 무서웠죠.”

티빙 오리지널 예능 ‘여고추리반 3’의 연출을 맡은 임수정PD. 사진 티빙



이러한 시도를 할 수 있는 것도 세 번째 시즌을 맞아 이제는 호흡이 척척 맞는 출연자들의 덕분이다. 추리반의 ‘엄마’이자 ‘브리핑’을 담당하는 박지윤, ‘똘똘이 스머프’처럼 단서를 기억하고 곤란한 상황에 주로 대처하는 재재, 겁은 많지만 재간이 많은 장도연, 추리에서는 직진 스타일인 비비, 귀여운 막내지만 발견에 재능이 있는 최예나가 있다.

“일단 다들 바빠지셔서 촬영일정을 맞추는 자체가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서 다섯 번은 촬영하고 싶었지만 네 번에 만족해야 했죠. 다들 첫 시즌에서는 자신의 추리가 아닌 것 같으면 말을 안 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친해져서 서로 적극적으로 돕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재재씨가 열정적이에요. 증거를 찍는 공용 핸드폰의 사진을 자신의 전화기로 옮겨놓고 단서를 기억합니다. 그러다 보니 사건에 훨씬 빨리 접근해요.”

티빙 오리지널 예능 ‘여고추리반 3’ 한 장면. 사진 티빙



■ 쟁점 3. 메타버스를 들여온 까닭은?

이번 시즌 관심을 모으는 요소가 ‘메타버스’의 도입이다. 배경이 되는 송화여자고등학교는 누군가가 만들어 운영하는 ‘문방구’라는 메타버스 서비스로 많은 부분이 운영된다. 하지만 이는 학생들을 도박으로 유인하고, 필요한 학생을 부리려는 누군가의 계략이다. 이 ‘문방구’ 서비스는 메타버스 플랫폼 ZEP의 서비스로 실제 운영 중이다.

“기획 초반부터 써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학교와 정말 똑같이 구현된 곳이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리고 귀여운 분위기의 온라인 공간이라면 빌런의 정체도 숨길 수 있을 것 같고요. 1년 전부터 많은 플랫폼과 접촉해 서비스를 구현했습니다.”

티빙 오리지널 예능 ‘여고추리반 3’의 연출을 맡은 임수정PD. 사진 티빙



이외에도 교문이 없었던 폐교에 교문을 심고, 기타 많은 세트도 공을 들여 만들었다. 총 8부작으로 구성된 세 번째 시즌은 다음 달 7일 막을 내린다. ‘대탈출’도 멈춘 시점, ‘여고추리반’은 CJ ENM 유일의 추리 예능 IP가 됐다.

“다음 시즌의 계획이 제게 오지 않았지만 저는 하고 싶은 프로그램이에요. 아직 하고 싶은 게 많거든요. 시즌 4의 계획도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 많은 분이 봐주신다면 더 힘을 받을 것 같습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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