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취급을 한건가"...친구에게 소변·X액 뿌렸는데 "관용 베푼다"는 법원

팔다리 묶고 비닐봉지 머리에 씌워 폭행
피해 학생 나체 촬영하고 소변 눠

괴로워하는 남성[아이클릭아트 제공]

10대 청소년들이 또래 친구를 마구 폭행하고 가혹 행위를 일삼았지만 법원의 선처를 받았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부는 공갈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17)군 등 2명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10대 A군 등은 지난 2022년부터 별다른 이유 없이 친구인 피해자를 때리거나 괴롭힌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피해 학생에게 폭행을 일삼았으며, 담뱃불로 위협하거나 노래를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은 피해 학생의 팔다리를 묶은 채 비닐봉지를 머리에 씌워 폭행하고, 심지어 나체를 촬영하기도 했다.

또 A군은 함께 기소된 B군의 지시를 받아 피해 학생에게 자신의 정액을 뿌리거나 소변을 보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범행 내용을 보면 피해자를 같은 인간으로 취급을 한 것인가, 장난감에 불과한 것으로 본 것이 아닌가"라며 "사람을 사람답게 대하지 않는 것을 어떻게 배웠느냐"며 꾸짖었다.

다만, "사건 이후 이사하면서 더 이상 피해자와 접촉하지 않고 있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고려해 이번에 한해서 관용을 베풀기로 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동원인턴기자 alkxandro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