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도 자도 피곤해" 머리 아파 병원 갔더니…뜻밖의 진단
#. 직장인 A씨는 낮에 피곤함을 많이 느낀다. 잠을 자도 개운한 느낌이 없으며 목이 아프고 두통이 느껴진다. A씨는 병원에서 '수면 무호흡증'으로 진단받았다.
수면 무호흡증은 수면 중 호흡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잠잘 때 숨을 쉬는 뇌의 기능 상태가 저하해 근육 긴장이 떨어지면서 입천장과 식도 사이의 인·후두 부위에 협착·폐색이 일시적으로 발생한다. 결국 호흡의 불안정과 깊은 수면 및 렘수면으로 진행되지 못한다. 잠을 취하더라도 중간중간 수면이 끊어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수면 무호흡증 환자는 11만3224명으로 2018년(4만5067명)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강릉아산병원 뇌신경검사실 임수환 교수는 "숨을 적절하게 쉬지 못하면서 산소포화도가 떨어지고, 이런 증상이 반복되면 정상적으로 잘 수 없는 '수면 분절'이 발생한다"며 "전체적인 수면 효율이 떨어져 침대에 누워있는 시간이 길어도 피곤한 상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수면 무호흡증은 유전적인 경우가 적고 대부분 특별한 원인을 모른다. 그러나 비만으로 목 부위에 지방이 쌓이거나 혀·편도 등이 비대해진 경우에는 목 안의 공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상기도가 좁아져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증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은 단기 합병증과 장기 합병증으로 구별할 수 있다. 단기 합병증으로는 과도한 주간졸림증이 나타나 업무능력이 저하된다. 특히, 장시간 운전을 직업으로 하는 대중교통 운전, 택배 운송업을 하는 경우 졸음운전으로 인해 대형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장기 합병증으로는 만성적인 내과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고혈압 및 심뇌혈관 질환은 수면 무호흡증과 연관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성인은 물론 소아에서도 수면 무호흡증이 적잖게 발병한다. 특히 소아에게 수면 무호흡증이 있으면 성장이 느려지고 주의력 결핍, 집중력 저하 등의 현상이 나타나므로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임수환 교수는 "간혹 수면 무호흡증에 대해 '자다가 돌연사하는 게 아닌지' 불안해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흔히 돌연사는 취침 전 생체징후에 이상소견이 없다가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해당한다. 하지만 돌연사 특성상 뚜렷한 사인을 밝히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심장의 부정맥 질환 혹은 관상동맥질환으로 추정한다. 이들 질환 모두 수면 무호흡증의 위험인자이긴 하나, 아직 과학적으로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밝혀지지는 않았다.
임수환 교수는 "대부분 돌연사보다는 '과로사'라고 하는 과중한 업무를 못 이기고 잠깐의 휴식으로 취침했으나 깨어나지 못하는 경우"라며 "이는 극단적인 수면 부족으로 인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검사는 크게 3가지가 있다. 첫째, 진단적 수면다원검사다. 수면에 관련된 센서를 몸에 부착 병원에서 잠을 자며 검사하는 방법이다. 둘째, 임상적인 경험으로 수면 무호흡이 명확한 경우 지속적인 양압 검사로 각 환자에게 적합한 양압기의 압력을 확인하며 증상을 치료한다. 셋째, 낮잠을 자면서 렘(REM)수면이 동반되는지 확인하는 다중수면잠복기검사(MSLT)다.
수면다원검사는 병원에서 잠을 자며 검사하므로 검사 당일 낮잠을 자지 않고 오후 이후부터는 카페인 음료를 가능한 한 자제해야 한다. 베개·침구류 등은 보통 검사하는 병원에서 제공되나, 낯선 환경이 민감한 사람은 평소 사용하던 침구류를 지참하기도 한다.
수면 무호흡증의 치료는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비수술적 방법으로는 양압기를 적용하여 치료하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증상이 심한 환자의 경우 양압기 적용 이후 안정적으로 무호흡 증상이 완화되나, 매일 착용하고 잠을 자야 해서 불편감이 클 수 있다.
수술적 방법으로는 양압기를 적용하지 못하거나 코 부위에 기형이 있을 시 시행하는 인두부 수술, 비강 수술, 설부 축소 수술 등이 있다. 뇌신경검사실장 임수환 교수는 "치료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건 체중 감량과 운동, 금주와 금연"이라며 "특히 체중을 10% 줄이면 수면무호흡증이 50%가량 줄어든다"고 말했다.
수면 질환은 병적인 상태보다 잘못된 생활습관이나 직업환경에 의해 유발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수술적 치료를 받아도 생활습관이 완전히 교정되지 않으면 다시 나빠질 수 있다. 임 교수는 "완벽한 치료·예방을 위해서는 올바른 생활습관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며 3가지 사항을 당부했다.
첫째, 자기 전 청색광을 발생시키는 모바일 기기나 TV를 멀리해야 한다. 청색광은 의식을 각성 상태로 유지한다. 이는 밤에 정상적으로 분비되는 멜라토닌(Melatonin)의 분비량이 적게 되거나 나오지 않게 된다. 체내의 밤과 낮은 멜라토닌의 분비 여부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둘째, 자는 공간과 생활하는 공간을 분리해야 한다.
셋째, 자는 시간을 지키기보다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자는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강박적인 생각은 잠을 더 못 이루게 한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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