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계절근로자 허위 알선해 급여 가로챈 브로커 구속

창원출입국·외국인사무소. /뉴시스

해외 계절근로자를 허위로 초청하고, 대가로 급여 일부를 받아 챙긴 브로커가 구속돼 검찰로 넘겨졌다.

법무부 창원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필리핀 현지에서 알선 브로커를 하는 한국인 50대 A씨를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또 A씨와 공모해 범행에 가담한 거창군 계약직 공무원 B씨는 불구속 송치했다.

A씨는 지난 2022년 4월부터 9월까지 거창군에서 계절근로자로 일할 138명을 허위 초청 알선하고, 이들 급여 일부를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필리핀 현지에서 일명 ‘미스터 김’으로 불리는 A씨는 거창군에서 계절근로자로 일하고자 하는 필리핀 국적 외국인을 모집했다. 이들에게 실제 지급되는 급여는 한달 156만원이지만, A씨는 82만원만 지급하기로 하는 이면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다.

A씨는 농사일을 해 본 적이 없는 필리핀인 79명을 계절근로자로 초청하기 위해 농사일을 했던 것처럼 가짜 ‘농업 종사 확인서’를 만들게 한 후 비자를 신청하게 했다.

계절근로자들이 입국한 이후에는 거창군에서 계절근로자 업무를 담당한 계약직 공무원 B씨가 가담했다. B씨는 급여를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계절근로자들의 통장을 모두 빼앗아 보관했다.

근로자들에게 156만원이 입금되면 B씨는 56만원은 빼돌려 A씨와 반반 나눠 가졌다. 또 나머지 100만원은 필리핀 현지에 있는 A씨에게 보냈다. A씨는 B씨에게 받은 100만원 중 18만원은 현지 로비 자금으로 쓰고, 나머지 82만원은 이면 계약서에 적힌 대로 국내에 있는 계절근로자들에게 다시 송금했다.

A씨는 수사기관의 자금 추적을 피하기 위해 가로챈 8400여만원을 배우자 명의 계좌로 빼돌리는 치밀함도 보였다.

창원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근로 중 달아난 일부 계절근로자들을 붙잡아 수사하는 과정에서 월급이 너무 적은 것을 수상히 여겨 수사에 착수해 A씨 등의 범행을 포착했다.

필리핀 현지에 머물던 A씨는 이 사정을 모른 채 수술을 받기 위해 국내로 들어왔다가 덜미를 잡혔다.

창원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국내 입국한 계절근로자들을 상대로 하는 불법 행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