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전 감독 "한화 수비 안정 없으면 변함없어, 최원호 감독 낙심 말아야" [MHN인터뷰]
(MHN스포츠 대전, 박연준 기자) "수비가 안정되지 않으면 달라지는 것이 없다"
한화 이글스 김인식 전 감독이 현재 한화의 상황에 대해 쓴소리와 함께 선수단을 향해 격려를 전했다.
한화 이글스 구단은 지난 27일 "박찬혁 대표이사와 최원호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고 발표했다.
구단에 따르면 최원호 감독은 지난 23일 경기 후 구단에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26일 구단이 이를 수락하며 자진사퇴가 결정됐고, 박찬혁 대표이사 역시 현장과 프런트 모두가 책임을 진다는 의미에서 동반 사퇴하기로 했다.
한화는 최근 4연속 감독 중도 하차가 이루어졌다. 2017년 5월 김성근 전 감독, 2020년 6월 한용덕 전 감독, 2023년 5월 수베로 감독에 이어 4명 연속 사령탑이 계약 기간을 모두 채우지 못했다.
최원호 감독은 지난 시즌 최종 9위(48승6무80패)로 마무리하며 한화의 3년 연속 최하위 탈출을 일궈냈으나 올 시즌 부진한 팀 성적을 책임지고 결국 그라운드를 떠났다.
최 전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선수단과 마지막 미팅에서 "우리만 그런 게 아니라 다른 팀도 성적 안 좋을 때는 변화를 통해 빨리 정상궤도에 오르려 한다"며 "우리 선수들이 캠프 때부터 코치님들과 호흡을 잘 맞춰서 잘 준비했다고 생각한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이 아닌 이상 좋을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다. 좋을 때 자만할 필요도 없고, 안 좋을 때 포기할 필요도 없다"고 선수단을 격려했다.
이어 "지금 좋은 흐름 타고 있으니, 누구와 함께하든 여러분들은 선수 본연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기를 바란다"며 "그렇게 하면 우리가 스프링캠프 때부터 목표로 했던 포스트시즌에 올라가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최 전 감독은 끝으로 "밖에서 응원 많이 할 테니, 우리가 목표로 하는 포스트시즌 꼭 가주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선수단에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한화는 올 시즌 FA 내야수 최대어인 안치홍을 72억원(4+2년) 영입한 데 이어 2차 드래프트에서 베테랑 김강민 영입, 여기에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류현진과 8년 총액 170억원 계약을 맺으며 베테랑 선수 대거 합류와 젊은 선수들을 바탕으로 진행한 리빌딩의 결과인 '신구 조화'를 기대했다.
이는 개막 초반 한화를 7승 1패로 리그 1위를 달리게 하면서 부푼 기대감을 안겼다. 그러나 4월 들어서 급속하게 순위 하락하며 리그 최하위를 찍었고, 현재도 21승 29패 1무 승률 0.420 리그 8위에 머물고 있다. 또 롯데 자이언츠(20승 28패 2무 승률 0.417)에 승차 없이 바짝 추격을 당하고 있다.
선수 영입에 대거 투자와 수많은 감독 교체에도 한화의 순위 반등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4연속 감독 중도 하차는 한화 구단의 '감독 잔혹사'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화는 2005년(플레이오프 진출), 2006년(한국시리즈 진출, 준우승), 2007년(플레이오프 진출), 2018년(포스트시즌 진출)의 가을 야구를 맛봤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령탑이 오르고 또 내려왔다. 당장의 성적이 나오지 않았을 때마다 급하게 감독 교체를 단행하는 한화의 모습은 매번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대해 김인식 감독은 28일 본 기자와 전화에서 "한화의 큰 문제는 수비다. 아무래도 수비가 불안하다 보니 팀 기조가 흔들리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 시즌 한화의 팀 에러는 31개로 리그 세 번째로 적은 실책 개수를 남겼다. 그러나 평균 대비 수비 득점 기여 수치(RAAwithPOS)를 들여다보면 -11.32로 최하위 롯데(-16.47)에 이어 9위에 머물러있다. 보이는 수비 실책은 적으나, 안 보이는 심화 수비에서 부진한 한화 수비다.
김인식 전 감독은 "타자와 투수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수비가 달라지지 않는다면, 어느 누가 와도 한화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정경배 감독 대행부터 남은 코치진, 선수단이 이러한 부분들을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최원호 감독 자진 사퇴에 대해서 김 전 감독은 "원래 감독이란 자리가 그런 거다. 팀 성적이 좋지 못하면 떠날 준비도 해야 하는 법"이라며 "그러나 크게 낙담하지 않길 바란다. 최선을 다했으나, 결과가 좋지 못했을 뿐"이라고 격려했다.
이어 "구단에선 투자한 만큼 성적이 좋길 바라는 건 당연한 일"이라면서 "아직 시즌 초반 아닌가. 감독 사퇴로 분위기가 좋지 못할 수 있으나, 빨리 극복해 내야 한다. 그래야 '반등'에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정경배 대행은 28일 2024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전 선발 라인업을 김태연(지명타자)-요나단 페라자(좌익수)-노시환(3루)-안치홍(1루)-채은성(우익수)-이도윤(유격수)-최재훈(포수)-황영묵(2루)-장진혁(중견수)으로 꾸렸다. 선발투수는 문동주가 출격한다.
사진=연합뉴스, 한화 이글스, MHN스포츠 대전, 박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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