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역 스크린도어 앞 추모행렬…"컵라면 이제라도"[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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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김군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고복잡한 감정이죠 매년 올 때마다. 저도 특성화고 출신이라 남의 일 같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제 지금 심경을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네요."
28일 오전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구의역 2호선 내선순환 9-4 승강장 앞, 열아홉살 김군이 홀로 스크린도어 정비 작업을 하다 숨진 8년 전 그날을 기억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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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객 "비슷한 사고 매 순간 반복돼"
[서울=뉴시스]이태성 기자 = "제가 김군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고…복잡한 감정이죠 매년 올 때마다. 저도 특성화고 출신이라 남의 일 같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제 지금 심경을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네요."
28일 오전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구의역 2호선 내선순환 9-4 승강장 앞, 열아홉살 김군이 홀로 스크린도어 정비 작업을 하다 숨진 8년 전 그날을 기억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스크린도어 벽면에는 '김군을 추모하며 더이상 죽음이 없기를' '8주년 추모합니다' 등이 적힌 색색의 쪽지가 붙어있었고 그 앞 점자블록 위에는 흰색 국화 100여송이가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강남에서 밤샘 교대근무를 마친 뒤 일부러 이곳을 찾았다는 최모(27)씨는 미리 준비해 온 컵라면과 나무젓가락을 바닥에 내려놓은 뒤 고개를 숙인 채 한동안 자리를 지켰다.
최씨는 김군의 사고 소식을 처음 들었던 당시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했다. 김군과 동갑인 데다가 그와 마찬가지로 특성화고를 졸업했다는 사실에 더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당시 김군이 먹지 못하고 가방에 남겨둔 컵라면을 추모의 의미로 가져왔다"며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비슷한 사고가 지금도 매 순간 반복되고 있다는 게 가장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께 구의역에서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주최로 당시 사고를 기억하기 위한 다크투어가 열렸다. 다크투어란 참상이 벌어졌던 역사적 장소나 재난·재해 현장을 돌아보며 교훈을 얻는 여행이다.
노조 관계자들은 투어를 통해 과거 사고가 벌어졌던 9-4 승강장을 둘러보고 유사 사고를 막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당시 사고의 원인으로 인력 부족과 위험의 외주화를 언급했다.
권오훈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과거 비정규직이 일하는 1~4호선에서 3명이 사망하는 동안 정규직이 일하던 5~8호선에서는 사망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의 차이에 따라 치명적인 사고의 결과도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양규 서울교통공사노조 노동안전국장은 "시설물이 노후화할수록 필요한 노동력이 늘어나는 당연한 이치를 비용으로만 생각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근무 인원을 줄이거나 외주화할 경우 비슷한 사고가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메트로(현 서울교통공사) 하청업체 은성 PSD 직원이던 김군은 지난 2016년 5월28일 구의역에서 홀로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다 열차에 치여 숨졌다. 인력과 작업시간 부족으로 2인1조 근무 수칙을 지키지 못해 사고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공감언론 뉴시스 victor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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