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500만명 몰린다"...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직접 둘러보니
"자연이 만들고 울산시민이 직접 가꿨습니다."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은 2026 국제정원도시박람회를 앞두고 있는 세종시에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공업도시로 대표되는 지역답게 환경오염이 극심했으나 '생태관광 1번지'로 거듭난 대표적인 곳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산업화와 도시화를 겪으며 '죽음의 강'으로 전락했던 태화강은 이를 극복하고 '생명의 강'으로 되살아났다. 시민 휴식처이자 국민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우리나라 2호 국가정원'으로 자리매김했다는 게 괄목할 만 하다.
최근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현지에서 만난 울산시 관계자는 "태화강은 물고기가 떼죽음 당하는 수질 6급수 죽음의 강에서 시민·기관·기업체가 힘을 합해 2007년부터 1급수를 회복했다"며 "세계적인 정원도시로 도약하는 '정원도시 울산'의 기적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태화강 국가정원은 철새들의 낙원으로 변모한 '도시 친수공간 조성 우수사례'로 꼽힌다. 방문객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19년 7월 국가정원 지정 전 100만명에 머무르던 데에서, 4년여만인 지난해 연간 530여만명이 찾는 국가 대표 정원으로 우뚝 자리매김했다. 하루 평균 1만4000여명에 달한다.
국가정원 1호인 순천만 국가정원이 인공적인 볼거리가 많다면, 태화강 국가정원은 자연 그대로의 풍경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울산시도 2028년 국제정원박람회를 유치해 아름다운 국가정원의 위상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린다는 계획이어서, 세종시가 보조를 맞추거나 배울 점도 많다.
태화강 국가정원은 태화지구(48만4998㎡)와 삼호지구(35만454㎡) 등 총 83만5452㎡ 규모로 조성됐다.
중구 태화지구는 이른바 '사람들의 공간'이다. 계절별로 아름다운 꽃과 향긋한 꽃향기를 선사하는 정원지구로, 축제와 다채로운 예술행사가 이어진다.
남구 삼호지구는 '새들의 공간'이다. 야생 조류의 힘찬 날갯짓을 볼 수 있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생태지구로 떼까마귀가 군무를 이루는 곳이다.
지난 주 찾은 태화강 일원은 봄꽃 수천만 송이가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가족·연인과 이곳을 찾은 방문객들은 꽃양귀비, 작약, 수레국화, 안개초, 금영화가 활짝 핀 정원을 한가롭게 거닐며 자연을 만끽하는 모습이었다. 향기정원의 라벤더, 체리세이지, 로즈마리 등 허브식물과 피트 아우돌프의 자연주의정원의 꽃들도 자연 그대로의 매력을 발산했다.
부산에서 여행 온 이모씨는(38)는 "기분전환을 위해 매년 봄 아이들과 함께 울산을 찾고 있다"면서 "태화강을 찾는 방문객들이 해가 갈수록 많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곳의 또 다른 볼거리는 '십리대나무숲'이다. 계절과 관계없이 푸르게 뻗어있는 대나무의 모습은 국가정원의 또 다른 진가를 보여주고 있다. 여름밤 대나무숲은 조명과 함께 수천수만의 별들이 쏟아져 내리는 은하수길로 변모한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밤하늘 별들로 수놓은 우주를 걷는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인기가 많다"고 밝혔다.
어린이집 원아들과 이곳을 찾은 한 인솔교사는 "아이들이 숲 사이사이를 뛰놀며 자연과 함께 건강하게 자라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정원이 주는 포근함에 힐링감을 느낀다"고 했다.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열린 '태화강 국가정원 봄꽃축제'에는 지난해보다 4만여 명이 늘어난 30만여명이 방문해 축제를 즐겼다고 울산시 측은 전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태화강 국가정원은 산업화의 아픔을 겪었고, 개발 논리에 맞서 여러 번 사라질 위기에서 시민들의 피땀으로 지켜낸 정원"이라며 "산업수도에서 세계적 정원도시로 향하는 '2028 울산세계정원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또 하나의 기적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울산은 도심속 수목원 같은 울산대공원도 조성돼 정원도시로 부각되고 있다. '도시환경의 질'과 '도시민의 삶의 질'을 동시에 충족하는 '가족 휴식위주의 자연테마 공원'으로 꾸며져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장미축제도 열려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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