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P 이어 전고체마저… 中배터리 `턱밑 위협`
삼성SDI·도요타보다 1년 앞질러
"정부지원 등 전방위적 투자 필요"
중국 배터리업체들이 전고체 배터리의 양산 시점을 삼성SDI보다 1년 앞서거나 같은 시점으로 제시하면서 한국을 턱밑에서 추격하고 있다.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에 선수를 뺏긴 경험이 있는 만큼 국내 업체들이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고 정부 역시 전폭적인 지원을 해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구체적인 전고체 배터리의 생산 시점을 잇달아 공개하고 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까지 약 한 달 사이에 양산 일정을 공개한 업체들은 상하이자동차(SAIC)와 고션하이테크, CATL 등 무려 세 곳에 달한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을 쓰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배터리다.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지 않아 온도 변화에 따른 화재나 폭발 위험이 매우 낮고, 에너지 밀도는 높여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다.
이와 관련, 상하이자동차는 내년에 전고체 배터리의 첫 번째 생산라인을 건설하고 2026년부터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2027년부터는 액체 함량 0%인 전고체 배터리를 중국 IM모터스의 즈이 신차 시리즈에 탑재해 출시한다는 목표다.
상하이자동차가 개발 중인 전고체 배터리는 대다수 배터리업체들이 개발 중인 황화물계가 아닌 폴리머계(중합체-무기 복합 전해질)다. 에너지 밀도는 ㎏당 400Wh 이상으로 섭씨 200도 이상의 온도에서도 폭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상하이자동차가 예고한대로 2026년도에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에 성공하게 되면, 2027년 양산 예정인 삼성SDI와 도요타 등을 1년 앞서게 된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가장 전고체 배터리가 가장 앞서 있다고 평가받는 삼성SDI의 경우 450Wh/㎏의 에너지밀도를 구현한 전고체 배터리를 2027년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업체인 고션하이테크도 전고체 배터리 '젬스톤'을 2027년에 소량 생산하고 2030년부터 대량 양산한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이 회사는 젬스톤의 에너지 밀도가 350Wh/㎏으로 NCM(니켈·코발트·망간) 보다 약 40% 높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또 섭씨 200도에 이르는 고온 테스트도 통과해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세계 1위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인 중국 CATL의 경우 지난달 28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중국국제배터리페어에서 전고체 배터리의 양산 일정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CATL은 2027년에 전고체 배터리를 소량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CATL이 개발 중인 전고체 배터리의 에너지밀도는 500Wh/㎏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 수치대로 대량 생산이 된다면 LFP(리튬·인산·철)에 이어 차세대 배터리 시장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보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CATL의 셀투팩 기술을 탑재한 LFP 배터리의 에너지밀도는 205Wh/㎏다.업계에서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이 같은 괄목 성장의 주 요인으로 꼽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 국무원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와 국가에너지관리국 등은 올 1월 전고체 배터리의 생산과 공급망 구축을 2030년까지 완료한다는 목표로 민관합동 연합체인 'CASIP'를 설립했다.
CASIP에는 CATL, BYD, 니오, 핀드림스, EVE에너지, CALB, 고션하이테크, 에스볼트 등 자동차 제조사와 배터리 업체, 싱크탱크인 '전기차100' 등이 참여하고 있다. 정부 주도로 연합체가 구성된 지 불과 약 4개월 만에 업체들은 전고체 배터리의 양산 계획을 속속 내놓고 있다.
선양국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중국은 정부 주도로 배터리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고, 연구원들의 수도 워낙 많다 보니 개발할 확률이 높다"며 "전고체 배터리로 앞섰다는 도요타를 보면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중국은 우리가 기대하지 않은 일들도 때론 만들어 내기 때문에 무시할 수는 없는 존재"라고 말했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우리나라가 반고체뿐 아니라 차세대 리튬이온 전고체 전지의 개발 역시 중국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LFP처럼 실기하지 않으려면 차세대 리튬이온 전고체 전지 개발에 집중적인 정부 지원, 산학연 협력, 인재 유치 등의 전방위적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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