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마스다르 시티' 속도 낼까…UAE 대통령 면담 요청에 총수들 총출동
주요 그룹 총수들이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국빈 방문한 무함마드 빈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의 면담을 위해 총출동했다.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28일 오후 1시 30분부터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무함마드 대통령과 티타임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이규호 코오롱 부회장, 구본상 LIG 회장을 비롯해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방시혁 하이브 의장, 송치형 두나무 의장, 조만호 무신사 대표 등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수들은 이번 회동에서 첨단 기술과 국방·방산, 에너지, 건설, 첨단기술, K-컬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
무함마드 대통령의 이번 방한은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UAE 국빈 방문에 대한 답방이다. UAE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월 윤 대통령은 한국 정상으로는 처음 UAE를 방문해 무함마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300억 달러(약 41조원) 규모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이번 회동은 무함마드 대통령이 요청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이번 회동을 계기로 아직 미완성 상태인 '마스다르 시티' 프로젝트 등에서의 협력과 원자력발전소 등의 추가 수주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UAE는 2008년 수도 아부다비를 탄소제로시티로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마스다르 시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나 16년째 미완성 상태다. 마스다르 시티는 도시 운영에 필요한 모든 에너지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폐기물 발생을 제로화하는 친환경 도시를 표방한다.
삼성은 삼성물산이 UAE 바라카 원전 건설에 참여하는 등 건설·엔지니어링 분야를 중심으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2022년 회장 취임 후 첫 해외 출장지로 UAE 바라카 원전 건설 현장을 찾았다. 2019년 UAE 출장에서 당시 왕세제였던 무함마드 대통령을 만난 이후 꾸준히 친분 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같은 해 방한해 이 회장의 안내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반도체 생산라인을 견학했으며, 5G 이동통신, 반도체, 인공지능(AI) 등의 협력 강화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SK에코플랜트가 UAE에서 그린수소와 그린암모니아 사업 개발을 추진 중이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1월 UAE 국부펀드 무바달라와 '자발적 탄소시장(VCM) 아시아 파트너십' 구축에 관한 양해각서(MOU) 체결식에 직접 참석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2월 UAE 국부펀드와 MOU를 맺고 수소, 그린알루미늄, 친환경 모빌리티,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부문에서의 사업 협력 등을 추진하기로 한 바 있다.
한화그룹과 HD현대, LIG넥스원은 방산과 태양광 사업 분야에서 수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화그룹의 방산계열사 한화시스템은 2022년 UAE에 11억 달러 규모(약 1조3000억원)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천궁-Ⅱ’를 수출했다.
HD현대는 조선·해양 플랜트 수주 외에도 석유제품, 전력기기, 건설장비, 태양광 모듈 등을 UAE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면담 전 "일반 상선, 함정을 포함한 조선 분야나 건설기계 분야,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더 많이 협력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찾고 있다"고 밝혔다.
LIG넥스원은 2022년 35억 달러 규모의 ‘천궁-Ⅱ’를 수출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 32억 달러 규모(약 4조 2500억원)의 ‘천궁-Ⅱ’ 10개 포대에 대한 수출 계약을 맺었다.
UAE가 수도 아부다비에서 동쪽으로 70km 떨어진 부지에 약 1조원 이상을 투입해 발전 용량 1.5GW의 태양광발전소를 짓는 '아즈반 사업'을 추진 중인 만큼 태양광 사업 관련해서도 협력을 모색할 수 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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